해마다 12월 24일엔 명동엘 간다.
작년 이맘땐 인파에 휩쓸려 걷기조차 힘들었다.
오늘 이 텅빈 밤거리를 걸으니 다른 세상에 와 있는듯
할 말을 잃는다.
언제나 긴줄이 늘어서 있던 곳--
여기가 크리스마스 이브의 명동 한복판 맞아??
누구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곳
성당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야외에 마련한 이곳 말구유 앞에서 자정미사가 진행된다
그녀는 스물일곱에 이곳 성당에서 영세를 받고, 저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두 아들을 낳은 후 서른에 현 카톨릭회관인 '명동성모병원'에서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칠십이 넘도록 잘 살고 있다.
어찌 이곳에 와서 무릎 꿇지 않을 수 있으랴.
지금 모든 이에게 고난의 시간이 덮쳤다.
지혜와 은총이 함께 한다면
터널의 끝은 멀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