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왜 스페인은 끌리는가?(1) 안영옥

맑은 바람 2020. 12. 26. 06:05

 

-자유로운 영혼, 스페인의 정체성을 만나다
안영옥 지음/리수/300쪽/2013년2월1판1쇄/읽은 때 2020.12.21~

(9)스페인을 만든사람들:
스페인에 가면 스페인 사람은 없고 바스크 사람, 까딸루냐 사람, 까스띠야 사람, 갈리시아 사람, 엑스뜨에라마두라 사람, 안달루시아 사람들만 있다는 말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17종에 이른다. 이들은 자기들만의 문화와 역사는 물론이고 서로 다른 종족의 선조와 언어까지 갖고 있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스페인 땅을 밟은 민족도 많다. 켈트 이베로 족(BC.9C)을 원주민으로 해서 페니키아 인, 그리스 인, 카르타고 인, 로마 인( BC.200년경~), 게르만 인의 전통 위에 800년간(8C초~1492)은 아랍인이 스페인을 만들었다. **식민지 건설과 부의 축적은 1492이후~1898년까지.

여기에 유대인과 집시들도 스페인 형성을 거들었다. 그래서 이들이 머물렀던 지역에  따라 지역민들의 성격에서부터 관습, 예술,  문학, 언어, 음악, 음식 등이 다양하고 독특해 단지 단 하나의 용어로 단정짓기가 오히려 조심스러워질 정도이다.


(10)스페인의 단면:
'망치가 있어도 못을 주면 이마로 박는다'고 할 정도로 옹고집에 지독한 개인주의자인 이들이 남을 배려하고 정을 나누는 것을 보면 이렇게 극과 극을 달리는 모순으로 점철된 나라는 다시 없다는 생각이 든다.
(11)작가의 소망:
오랜 세월 내가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치며 얻어낸 결과물이니 어떤 목적을 갖고 이 책을 대하든 기대했던 것 이상을 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1부: 과거를 품은 채  현재를 살아가는 풍광(20쪽~125쪽)

 

(34)세계 4대  순례지-로마, 예루살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산또 또리비오 수도원
***산또 또리비오 수도원:예수가 못박힌 십자가 조각 중 가장 큰 부분이 보관되어 있다./중세문화의 보고/묵시록주해서를 쓴 베아토 데 리에바나 수도사가 머물렀던 곳.
(35)성지순례의 길; 직접 보거나 걸어보지 않으면 그 참맛을 알 수 없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순례자들을 위한 소박한 안내표식과 퍼내고 퍼내어도 하느님의 사랑처럼 마르지 않는 샘과 그들의 안위를 빌어주는 성모상과 십자가, 이 인간적이며 사소한 것들이 나를 감동시켰고 나의 마음을 앗아갔다.
지역민들의 인심은 또 어떠한가.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아니면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조건이나 가식없이 베푸는 사랑의 모습에 늘 가슴이 뭉클했다.
(43)은의 길, 고대로마와 중세 태고의 아름다움을 만나러 가는 길:

까미노 데 쁠라따(은의 길)-로마의 길/스페인의 남북을 관통하는 상업도로/약800km/히혼 항구도시~안달루시아의 세비아까지/현재 국도630번, 고속도로 66번,  유럽도로 803번
**세비야:16세기 스페인의 심장/해양제국의 수도
**산타 크루스:유대인 지역/지금은 가장 순수하고 낭만적인 곳
(51)스페인 사람들은 현재를 과거와 함께 살고 있다.

1세기에 지어진 로마수도교로 산에서 물을 끌어다쓰고, 13세기에 지어진 중세 성채  안에 집을 짓고, 16세기에 지어진 집에서 살고, 18세기에 만들어진 광장에서 차를 마신다.
자유롭게 즐기되 계속 즐길 수 있게 공들여 가꾼다는 생각은 이들의 친환경 프로젝트로도 확인된다.
(54)에르바스 유대인 마을:
스페인 사람들만큼 다른 민족의 덕으로 먹고 산 사람도 없을 것 같다.
특히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집정하던 117~138년에 스페인으로 들어와 1492년까지 살았던 유대인들은 스페인 왕실의 행정으로 일하거나 왕실 금고를 맡아 관리했다. 또 궁전의 의사로 일했고 동방의 주요한 저서들을 번역하여 스페인이 유럽에서 지식의 보고가 되는데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상업과 금융업에 뛰어난 유대인들은 가톨릭교리에만 묶여살던 스페인사람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스페인 경제를 이루는 브레인이었다.
도시 인구의 삼분의 일을 점하는 유대인들을 스페인에서 쫓았을 때 세비야의 집세는 반값으로 떨어졌고 바르셀로나 시영은행들은 파산했다.
살라망까:까스티야 이 레온 자치지역/BC217이베로인이 도시를 세움/한때 카르타고의 식민지/스페인 바로크양식의 선두주자 추리게라 형제의  예술의 도시-가장 우아한 마요르 광장을 조성함(1729-1755)/ 문예부흥기의 싹을  틔운 대학도시.
(61)돈키호테의 여정, 정의와 자유를 찾아  떠나는 길:

스페인 문학은 사실성이 강해서 작품 속에서 창조된 인물이 편력기사가 되어 모험의 길을 달렸던 장소들이 실제로 존재하기도 한다. 책에서 만났던 장소들을 직접 몸으로 만날 때 그 감흥이야 경험하지 않고서 어찌 알랴.

라만차는 까스띠야 라만차 자치지역의  5개 주  중  알바세떼, 시우닷 레알, 꾸엔까, 똘레도 주로 이루어진 곳으로, 황토색 벌판 위,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서 있는 하얀 풍차와 나지막하게 무리지어 있는 황토색 집들과 중세 성들이 그림처럼 들어앉아 있는 곳이다.  태양빛 아래 광활한 대지를, 그늘 하나 없는 헐벗은 이 평야를 돈키호테는 산초와 함께 세상에 정의를 내리고 부녀자와 약자를 보호한다는 신념 하나로 기사의 모험을 수행하려고 돌아다녔다.
(64)똘레도:12~13세기에 유대인, 아랍인, 기독교인들이 모여 아랍, 페르시아, 인도, 그리스 등의 서적을 라틴어로 번역했던 문화의 중심지/공존과 화합의 도시/서고트족(스페인)의 수도(411~711)/16세기 까를로스1세 제국의 중심/모든 길에 포석이 깔림/똘레도성당/엘 그레꼬의 도시
(72)까스띠야 라만차 사람들:
집 밖을 나가면 흙바람만이 이는 이곳의 거친 삶을 살면서 이들은 누구보다도 담대한 모험심을 키웠다. 그래서인지 까스띠야 지역은 중세시대 소왕국으로 나뉘어 있던 스페인을 현재처럼 하나의 스페인으로 통합하는데 중심에 서 있었다. 그리고 신대륙 개척의 모험을 감행했다.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들과 뒤이은 신대륙 정복과 개척의 주역은 까스띠야 출신들이었다.

(나는 늘 '신대륙 개척'이라는 말에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이라고 일컫는 아메리카 땅에서 자행한 노략질, 살륙, 해적질은, 유럽을 부자나라로  만든 게 확실하지만 한순간에 약자로 전락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존재감도 드러내지 못하고 강대국의 강한 입김에 사그러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지금도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그들의 선봉엔 성경을 높이 쳐든 선교사들이 있었으니---최후의 승자가 승자다? 21세기 현재까지는.)
(72)"우리는 왜 잠을 자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데 꿈을 꾸지 않고서는 살 수 있단 말인가." 돈키호테가 오늘날까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세상의 멸시와 조롱과 장애에 연연하지 않고 죽음으로도 불사할 휴머니즘을 향한 열정을 태웠다는데 있을 것이다.
(73)스페인을 스페인답게 하면서 세계인들에게 지상에서 천국을 품을 수 있게 해준 것은 스페인에 살았던 아랍인들의 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싶다.
8세기 초에 스페인에 들어온 아랍인들은 자신들의 천문학과 수학,논리학,의학,문학,음악,정치,사상 등을 이베리아 땅에 가져와 스페인을 살찌웠고. 이들이 들여온 학문은 스페인을 통해 유럽으로 흘러가 유럽의 문예부흥기를 태동시켰다. 스페인의 아랍철학자들 덕분에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유럽에 알려졌고 훗날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은 이븐 류슈드 덕분에 전파되었다.
의학과 천문학 역시 현대 지식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고, 수학에서는 마이너스 개념과 삼각도형 등의 지식을 스페인에 들여왔다.

(내가 스페인 여행하면서 찍은 대부분의 사진도 이슬람시대의  건축물이다. 작가의 박식의 증거인 깨알정보가 꼼꼼한 성격의 독자들을 매혹시키기도 하겠지만,  난 정독하고 필사하려니 뒷목이 후끈거린다. 그저  놀랍다, 이 집요하고 세밀한 정보가--)
(79)나사르의 마지막왕 보압딜은 천국의 모습이 궁금하면 그라나다의 알암브라(붉은성채라는 뜻)  궁전을 보라고 했다.
빛과 물과 장식이 만들어낸 감각의 세계인 이곳은 검소하고 소박해보이는 외형과 달리 내부에 숨겨진 것들은 지상에 있는 천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화려함과 세련미가 극치를 이룬다.
(85)마드리드:1561년 펠리뻬 2세 때 수도로 삼음/해발 600m,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지만 비교적 청명한 날이 많다/스페인 여행지의 출발점/세 구역으로 나뉨/합스부르그 왕가시절의 모습, 부르봉 왕가시절의 모습, 현대의 모습/궁정과 광장과 성당들이 많아 볼거리가 푸짐하고, 현대에 들어 설치한 가로등이나 맨홀 뚜껑까지 도시의 전체 미관을 멋지게 디자인하고 있다./태양의 문은 마드리드의 중심부로 스페인의 모든 거리가 여기서부터 측정도는 지적 측량 제로지점'이다./마요르광장-축제, 종교재판, 투우가 벌어지기도 한다./프라도 미술관이 있다/리츠호텔-비싸지만 꼭 가볼 만한 곳, 알폰소 13세가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해 1906년 지은 것/마드리드의 상징--시벨레스 광장 분수/꼴론(콜럼버스)광장/세라노거리(상점가)/꼬르떼 잉글레스백화점/레띠로 공원/토마토축제/산 이시드로의 날/라 빨로마 축제
(여행안내서도 이런 안내서는 없다.
지나칠 정도로(?) 깨알 정보를 제공해서 다 필사하자니 엄두가 나지 않고, 설렁설렁 읽자니 읽으나마나인 것 같고~작가가 발로 뛰었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고 실로 감탄스러울 뿐이다)

(108)과일천국:
한겨울에도 어른 주먹 만한  검붉은 자두와 제철을 맞아 입을 떡허니 벌리고 있는 석류를 한바구니에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달고 풍부한 과즙과 향기로운 멜론은 겨울에도 매장에 산더미치럼 쌓여 있다. 아기표주박을 닮은 서양배는 살이 연하고 달고 과즙이 풍부하다. 청포도와 적포도는 한 팩에 몇 천 원 안팎이고 다양한 종류의 복숭아와 줄기째 파는 둥글고 긴 모양의 토마토는 특유의 신선한 냄새로 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람이 나게 한다. 바구니째 끼고 먹어도 질리지 않는 싱싱한 체리나 체리보다 더 큼직하고 신맛이 적은 삐꼬따는 값이 우리나라 가격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몰타의 슈퍼에서 본 그 풍성한 과일들, 꼭지가 파랗고 싱싱한 토마토들이 오버랩되어 군침이 돌고 그 순간들이 무척 그리워진다.그런데-- 스페인에서 먹은 음식은 별로 생각나는 게 없다. 단지 바르셀로나항구의 노천식당에서 식사시간이 무척 즐거웠다는 것밖에~)
(113)엘 불리 식당:세계 레스토랑 중 1위에 선정/까딸루냐 자치지역 북부 피레네산맥 발치 히로나 해안 지역에 위치/1년 전에 예약해야/1964년부터 오픈/이 식당 싸이트에 들어가면 1983년부터 선보인 음식들이  명화처럼 전시되어 있다
(115)빠에야:발렌시아 지역의 대표 음식/해물과 고기, 야채를 섞은 쌀요리-샤프란꽃을 넣어 밥색깔이 노랗다

2부: 신 다음으로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
3부:100명의 우등생은 낳지 못하지만 1명의 천재를 낳는 나라
4부 :여유와 배려 속에 누리는 삶
5부: 스페인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