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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내면의 여백이 아름다운 나라

맑은 바람 2020. 12. 20. 14:00

장미영/최명원 지음
(장미영-이대독문과 교수, 최명원-성균관대 교수)
도서출판 리수/
2006.6초판-2011.1재판/255쪽/
읽은 때 2020.12.14-12.20

프롤로그를 대하니 이 책과 나는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아 흡족하다. 아무쪼록 의미있는 독서시간이 되기를~

-책 재미있어?
-독일물 마신 사람들의 글이라 그런지  진지하고 담담하네.
그래도 이렇게 가까이 독일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준 글은 처음이라 흥미로워~
기후가 음습하고 숲이 많은 영향인지 철학자들이 많다는 말도 공감이 간다. 칸트, 헤겔, 니체, 하이데거--
또 독일인은 대학 때 여러 개의 과목을 전공하고, 언어교육에 특히 관심이 높기 때문에, 고등학교 중간성적 정도인 사람이면 서너 개의 외국어는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다는 말-그들의 지적 수준이 몹시 부럽고, 그들이 본업으로 삼는 일 말고도 음악,미술, 글쓰기 등에 재능을 발휘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를 알겠다.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했던 이들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슈바이처, 괴테, 헤르만 헤세  등--
요즘 손녀의 동화책을 읽다보니 독일사람의 작품이 꽤 많이 눈에 띈다. 50권 중에  독일작가가 쓴 것이 8권이나 된다.
호두까기인형, 꿀벌마야의 모험,그림동화(백설공주, 브레멘동물음악대, 빨간모자, 황금거위, 구둣방할아버지와 꼬마요정,늑대와 일곱마리 아기염소)

 

-이런 지적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어떻게 히틀러같은 사람이 나왔을까?
글쓴이는 말한다.
정치적 역동성이 부족하다/권력에 대해 무관심 내지 관대하거나 순종적이다/수동적 국민성  때문/이라고.
(110)일화를 통해 알 수 있는 독일인의 상호 신뢰, 정확성, 세심함, 철저함도 호감이 간다.
(116)친절한 독일인:
(나는 기회가 되면 유럽 철도여행을 꼭 한 번 가고싶다. 당연히 독일인도 만날 텐데, 왠지 딱딱하고 무서울 것 같은 독일인이 친절하다니 이 아니 반가운가!)
길을 물으면 최신 네비게이션을 뺨칠 정도로 정확하게 가르쳐 준다
(122)독일인의 식사예절:고속도로 휴게소의 바깥자리를 이용할 때조차 식탁보를 깔고 주위에 있는 꽃 한송이를 꺾어다놓고 식사하는 풍습이 있다(비록 소시지와 치즈 한 토막, 보온병 커피일망정 얼마나 근사한가!)
식탁의 촛불:역시 레스토랑이나 호텔식당에서 볼 수 있는 정경(나도 흉내좀 내보아야지!)
(122)아무리 사람들로 꽉 들어찬 식당에 가도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은 모두 수줍어하는 사람들마냥  조용조용 사분사분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식사를 즐긴다.
(138)독일의 물값:맥주값과 맞먹는다.

(유럽 여행 다니면서 가장 불편함을 느낀 건 식수와 화장실이다.  물 한 컵도 만만치 않은 돈을 내야 하고, 공중화장실은 눈을 씻고 찾아도 찾아보기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고 몸을 비꼬아야 할 처지에선 분노까지 치밀어 오른다.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화장실과 식수서비스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식당에 들어서면 종업원이 물병과 컵부터 내려놓고 주문을 받는다. 빌딩이나 공중화장실이 도처에 있고  휴게소 화장실이나 지하철 화장실은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아, 아! 대한민국!
*의사는 하루에 물 2 l씩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데 독일 살면 꿈도 못 꿀 일이다.)
(159)법적으로 영업시간 규제하는 나라:80년대 후반 독일은 평일 오후 6시 30분이면 식료품을 살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상점을 열고 한푼이라도 더 벌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영업시간을 자율화하면 결과적으로 휴식을 위하여 마련된 시간이 노동으로 얼룩지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법적 영업시간 규정의 제재를 받고 있었다.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독일인! 80년대  우리나라도, 늦은 저녁시간 아무때나 입이 심심하면 슬리퍼 끌고 군것질거리 사러 구멍가게에 가곤 했었는데~지금은 두 나라 다 마트니 편의점이 생겨 24시간 영업을 한다.)
(168)독일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는 맥주가 아니라 커피다.
아직도 짙은 어둠 속에서 새벽 공기의 신선함에 갓 구워낸 빵과 진한 커피향이 어우러져 아침의 향기가 만들어질 즈음이면 어느 겨울의 하루가 꿈틀거리듯 시작된다.(아, 몰타의 아침이여!)
(170)개인주택을 가지고 있는 독일가정의 주부들은 하루종일 집안 가꾸기와 살림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할 지경이다.
(173)독일주부들은 정말 부지런하다. 독일주부들의 쓸고 닦고 광내고 하는 청소열정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그렇다고 모든 가사일을 주부가 혼자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남편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정적이다.
(177)독일에서 아이를 기르면서 독일 부모들에게 배울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습관 중의 하나가 바로 '책 읽어주는 부모'가 되는 것이다.
(180)독일 동화는 대체로 섬뜩하다. 나쁜버릇을 가진 아이들을 무섭게 응징한다. 흔히 독일사람들은 법을 잘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데 준법정신이 강해서라기보다는 법을 어겼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벌과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인 듯도 하다.

(이 책은 그동안 마음 한켠에 접어두었던 독일과 독일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너무 두꺼워 그리고 재미와는 좀 거리가 있을 것 같은 괴테의 자서전 <시와진실>을 이 겨울 동안 찬찬히 읽어 보아야겠다.
그리고 작가가 화두를 던진 이미륵과 윤이상, 파독 광부 권이종의 글을 읽어보아야겠다. 그리고 전혜린의 글도 지금 다시 읽어보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