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리온(웅진씽크빅)/초판 2015.3/287쪽/읽은 때 2021.5.23~5.28
김혜남(1959~)고대의대 졸업/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개업의 1년차였을 때(43세) 파킨슨병 진단/충격을 딛고 일어서 15년을 하루하루 살았다/2014년 1월 병이 악화되어 병원문을 닫고 치료에 전념.
(제니가 '파킨슨병'진단을 받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줬다. 무릎을 맞대고 내게 담담히 그 사실을 말하는데 나는 당혹스러워서 눈 둘 바를 몰랐다.
저 무너져가는 모습을 어떻게 보지? 자나 깨나 문득문득, 생기발랄하던 모습과 온몸에 힘이 빠져나간듯 걸음걸이가 느려진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혼란스럽다.
한두 번 제니와 안면이 있었던 동생한테 이 이야기를 전했더니 김혜남이라는 사람을 알려줬다.
정신분석 전문의로서 30년간 의사로 일하고 15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며 비로소 깨달은 인생의 지혜 42가지를 전한다.
내가 먼저 읽고 그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이라는 확신이 서면 주려고 내가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
chapter1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파킨슨병: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생산하는 뇌조직의 손상으로 인해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며,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고, 말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신경퇴행성 질환
(26)틀린 길은 없다.실패를 하더라도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면 그것은 더 이상 실패가 아니었고 길을 잘못 들었다 싶어도 나중에 보면 그길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을 배움으로써 내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
(50쪽도 못 읽었지만 이 책을 제니에게 주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오지 않은 고통의 시간을 이 글을 통해서 미리 체험하고 두려워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37)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생이고 끝까지 가 봐야 아는 게 인생이다
(39)나는 삶을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을 돌아보며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겁니다. 내 경우엔 운좋게도 뇌를 다치지 않아서 여전히 머리를 쓸 수 있다는 것이지요.--영화 슈퍼맨이었던 크리스토퍼 리브, 그는 낙마사고로 전신마비환자가 되었다.
(42)돌아보니 나는 참 가진 게 많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도 나는 가진 게 많다. 그래서 감사한 일도 너무나 많다.
(44~)파킨슨병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ㅣ.단점을 애써 고치려 하지 말고 그냥 장점에 집중할 것
2.'마이크로 월드'를 발견하다
파킨슨병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세상의 아름다운것들을 다 놓치고 살면서도 그걸 왜 굳이 알아야 하느냐고 반문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지는 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옆사람의 손이 얼마나 따스하고 위안이 되는지,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경이로운지 알고 있다.
3.겸손을 배우다
4.유머의 힘은 역시 세다
유머를 던지고 나면 내 병이 가볍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유머가 병의 무게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chapter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짝 내딛는다는 것
(62)산다는 건 버티는 일:내적으로는 듫끓어 오르는 분노나 모멸감, 부당함 등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외부에서 주어진 기대 행동에 나를 맞추면서도 나자신을 잃지 않아아 하는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버틴다는 것은 기다림이라 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아내는 것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76)"나는 평생 생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헤맸다. 그러나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사진가 앙리 브레송
나는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내 삶에는 늘 빈 구석이 많았고, 그 빈 구석을 채우는 재미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
나는 가고 싶은 길을 갈 것이다. 준비가 좀 덜 되어 있으면 어떤가. 가면서 채우면 되고 그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인 것을.
(79)마음을 바꿔라: 상황은 바뀐 게 없지만 그는 마음가짐을 바꿈으로써 무기력증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인생을 꿈꾸기 시작했다.
(85)자신의 역사를 써라:
자신의 역사를 써나간다는 것. 그것은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누가 나를 함부로 대하고, 나를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려고 해도 그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어떤 상황에서든 주체를 나 자신으로 가져오라는 말이다.
(112)상담의 노하우:그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그저 잠자코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No comment is better than any comment"
chapter3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120)의무감과 책임감만으로 하기 싫은 숙제를 하듯 살았던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나 후회가 된다. 내가 지금껏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 그것은 바로 그때 삶을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후회될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2년간 아들네 가족과의 한시적 생활을 제안 받았을 때 기쁨보다는 심한 압박감이 밀려 왔다.-두 노인만 있었으면 룰루랄라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을 텐데, 아들네 식구가 들어오는 바람에 당장 생활비도 곱으로 나가고, 7시 기상, 손녀 유치원 보낼 준비하고 때로는 아픈 다리 절뚝이며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줘야 하고, 여섯 식구 빨래, 설겆이, 청소, 쓰레기 배출까지 다 내몫이다. 며느리가 야근하고 10시 11시 들어오면 그때까지 맘을 놓지 못하고 서성인다.
그래도 작년 이맘 때보다는 몸에 배고 요령이 생겨서 덜 힘들다. 하루하루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손녀들을 보살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작가의 글이 머리로는 인정하나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다시 그 상황 아래 놓이더라도 난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내 한계?)
(124)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실화로, 우리에게 꿈을 이루는 나이엔 한계가 없음을 보여줌/주인공 버트 먼로의 말--"가고 싶을 때 가지 않으면 가려고 할 때는 갈 수가 없단다. 그리고 너의 꿈을 따르지 않는다면 넌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어")
(127)어떤 이유로든 꿈꾸기를 포기해 버리지는 말자. 꿈이 주는 가슴 설렘을 포기하지 말자. 꿈꾸기를 멈추지 않으면 정말 사는 게 재미있다. 무엇인가를 자기 힘으로 만들어 내고 성취했다는 것은, 또 그러고 싶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자 힘이 된다
(134)스쳐 지나가고 그냥 넘어갈 일까지 굳이 상처라고 말하며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지 마라. 상처와 상처가 아닌 것을 구분짓는 것, 그것은 어쩌면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첫걸음인지도 모른다.
(136)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
1.외워버려라(나를 공격하는 대상에게 '그러려니' 해 둬라)
2.~하는 척이 필요한 때가 있다
자신의 감정을 누구나에게 솔직하게 드러낼 필요는 없다/솔직한 게 오히려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
3 그가 나에게 상처를 주고자 해도 내가 받지 않으면 그만이다.
비난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같은 것, 그 자리에서 돌려줘라.
4.더 이상 그가 당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라
그와의 관계를 풀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고 거기에 쓸 에너지를 당신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써라.
(150)열등감을 가지고도 즐겁게 사는 비결: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 나를 믿고 존중하는 자존감을 회복하라
(157)늘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다른 사람 때문에 하고싶은 걸 못하게 되는 상황을 못견딘다./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무엇이든 독립적으로 해나간다/그러나 독립과 고립은 다르다./독립은 의존해야 할 때 의존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로 한다./도움 청하기를 두려워 망설이는 상태는 고립이다./인간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기억은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된다./사랑은 고독을 푸는 열쇠!
chapter4 아들과 딸에게 보내는 편지:완벽한 부모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그리고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져라. 부족하고 못난 부모를 탓할 필요도, 부모의 업적에 스스로를 옭아맬 필요도 없다. 부모는 자식이 걸어가야 할 길의 이정표는 될 수 있어도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아빠는 아빠의 인생을 살아갈 테니, 너희는 너희의 삶을 살아가라.
(208)다양한 경험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
너희들은 결코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더불어 앞날이 불안하고 자꾸만 위축될수록 작은 도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214)친밀한 관계
두 사람이 친밀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대가 나와 다른 사람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친밀함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고 이를 지속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언제든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불안하고 두려운 인생도 묵묵히 걸어갈 힘을 얻는다. 그러므로 친밀함이란 소중한 선물을 방치하지 말고 꾸준히 물을 주고 가꾸어 나가거라.
chapter5 삶과 연애하라
(249)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
다시 그 시절의 예민함이나 방황, 열정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난 지금이 좋다. 세월을 거치며 단단해진 나 자신이 좋고, 세상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와 웬만한 일들은 수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얻게 되어 편안하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내 삶에 진정으로 중요한게 무엇인지 볼 수 있는 눈 또한 세월이 내게 준 소중한 선물이다.
(258)영혼이 하늘에 닿았을 때 신이 던진 질문: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자네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는가?--영화 '버킷 리스트' 중에서
<김혜남의 버킷리스트> 10:
1그림 그리기
2우리나라 바다 한바퀴 돌기
3다른 나라 언어 배우기
4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서 대접하기
5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에게 욕 실컷 하기
6세상의 모든 책 읽어 보기
7책 한 권 쓰기
8남편과 무인도에 들어가 일주일 지내기
9가족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기
10조용히 온 데로 다시 가기
(261)한번쯤은 공부에 미쳐보아라:
산다는 것 자체가 공부/내면의 호기심이 발동된 공부의 즐거움/죽을 때까지 알고싶고 성장하고 싶은 게 인간이다.또 즐기려고만 한다면 공부야말로 기력이 달리고 활동반경이 좁아지는 노년에도 인생을 재미있고 보람차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다.
(273)공감의 시대: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빨리 가려면 직선으로 가라
깊이 가려면 굽이돌아 가라
외나무 되려거든 혼자 서라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
---아프리카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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