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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곗덩어리--모팟상

맑은 바람 2021. 9. 17. 13:24

기 드 모팟상/김용훈 옮김/신원문화사/초판1쇄 2004.11/읽은 때 20210915~0917

기 드 모팟상(1850~1893) 향년42세/노르망디 디예프 근방 토르빌 슐아르크에서 태어남/아버지는 주식 중개인으로 자식을 거의 돌보지 않음/모친은 플로베르와 친분이 있는 문학적 교양을 지닌 여성으로, 자식을 편애하고 신경질적이었음/프랑스 사실주의 대표 주자/프랑스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1870년 보불전쟁 때 입대, 노르망디 전투에 참여/1871 파리 해군본부에 취직, 시와 소설 창작/<비곗덩어리>, <여자의 일생>, <벨아미> 등으로 명성을 얻음/<비곗덩어리>는 플로베르의 극찬을 받은, 모팟상의 출세작/<여자의 일생>은 염세주의적 필치로 그린 작품으로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20대 후반부터 나타난 신경질환이 실명과 탈모로 이어짐/1889년에 동생이 광증으로 사망/1892년 자살 시도, 정신병원에 입원 후 이듬해에 사망함/몽파르나스 묘지에 안장됨


<비곗덩어리>
**보불전쟁: 프로이센의 비스마르크는 나폴레옹 3세의 야심을 역이용하여 강력한 독일 제국을 형성할 수 있는 호기로 삼았다. 1870년 7월 프랑스의 선전포고로 시작되었으나 독일군의 효과적인 공세로 4주 만에 프랑스군을 메스 요새에 가두어놓았고 프랑스군 주력부대도 스당에서 포위당한 후 항복했다.
(9-12)프랑스 패잔병들의 행렬--프러시아(프로이센)군에 점령 당한 루앙 시--점령군들은 점령지의 주민들에게 많은 돈을 요구하고 그것을 지불해야 했다-강 하류에서 건져내는 프로이센 군사들의 시체-루앙시민들의 은밀한 복수--
(19)마차로 떠나는 여로:마차로 디에프--배로 르 아브르 항구까지 가는 사람들/승객 10명/여섯 필의 말이 끄는 마차
승객들:
**르와조 부부--포도 도매상을 함/정직하지 못한 상인/술책에 능하고 못된 농담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노르망디인/(남자)붉은 얼굴, 희끗희끗한 구레나룻, 작은 키,  풍선처럼 튀어나온 배/(여자)뚱뚱한 체격, 큰키, 절도있는 동작, 우렁찬 목소리, 빠른 결단력
**카레 라마동 부부:상류층 인사/훌륭한 인물/면직물 업계의 고참/레지옹 도뇌르 훈장 받음/현회 의원/아름답고 젊은 부인이 있음
**위베르 드 브레빌 백작 부부:노르망디의 유서깊은 집안 주인/풍채 당당하고 훌륭함/몸치장에 신경을 많이 씀/오를레앙 계통의 왕당파 대표/부인은 가난한 선주의 딸/백작부인으로서 손색 없는 태도를 보임/부동산 재벌
**두 명의 수녀:주의 기도와 성모송을 외며 묵주를 돌리고 있음/한 명은 산탄을 맞은 것같은 곰보, 한 명은 젊으나 병약해 보임
**남자:코르뉘데/공화주의자/상당한 유산을 혁명을 위해  다 씀/사람좋기로 평판이 남/남의 뒷바라지를 잘해줌/르 아브르에 가서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함
(24)**여자:매춘부/별명이 '불 드 쉬프'(비곗덩어리)/작달막한 체구/그 여자의 오동통한 손은 손가락 마디마다 볼록볼록한 것이 마치 짧은 소시지를 묵주처럼 이어놓은 것같았다./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 팽팽한 피부, 옷 속에 감추어진 크고 불룩한 가슴은 일품이어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함/얼굴은 빨간 사과처럼 보이기도 했고 방금이라도 봉오리가 터질 것 같은 모란꽃 같았다. 얼굴 위의 검은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이 났고, 그 위로 기다란 속눈썹이 그림자를 더해 주고 있어 보기에도 매혹적이었다.
얼굴 아래쪽의 이는 고르게 났으며 꼭 다문 작은 입술은 마치 키스를 바라는 듯한 투로 촉촉이 젖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눈으로 보이는 외모 외에도 헤아릴 수없는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는 풍문이 자자했다.
(나의 상상력은 사실주의 문체 앞에서  마음껏 펼쳐진다. 내 취향은 사실주의 문학작품인 걸 확실히 알겠다.)
(48)루앙에 진입한 프러시아 병사들의 일상:최초로 눈에  띈 프러시아군은 감자껍질을 벗기고 있었고, 조금 앞쪽에서는 두 번째 병사가 이발소 앞을 청소하고 있었다. 얼굴이 온통 수염투성이인 남자는 울어대는 갓난아기를 안고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무릎 위에서 얼러대고 있었다 그 중 한 남자는 자기가 머물고 있는 안주인의 속옷까지 빨아주는 정도였다. 안주인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수족을 쓰지 못하는 할머니였다.
(48-2)늙은 성당지기의 말:"이 사람들은 나쁜사람들이 아니랍니다.저들도 나쁜 짓은 하지 않고 마치 자기 집인양 일들을 하고 있지요. 가난한 사람들은 그저 서로 돕고 살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전쟁을 시키는 것은 다  높은 놈들의 짓이지요."
(80)볼 드 쉬프의 배신감:그녀는 분노로 몸이 떨리고 화가 솟구쳐서 태연하게 음식을 먹고 있는 무리들을 가증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미칠 것 같은 분노가 전신을 휩쓸어 목구멍까지 나오는 저주의 말을 그들에게 퍼부으려 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분노가 너무 커서 목이 잠긴 것이었다. 아무도 그녀 쪽을 보려 하지도 않고 생각해 주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 파렴치한 자들이 자신을 경멸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녀를 제물로 만들더니, 이제 와서는 더러운 폐물처럼 돌아보지도 않는 자들, 불 드 쉬프는 그들이 혐오스러웠다.
(82)마지막 문장: 불 드 쉬프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때때로 억누를 수 없는 흐느낌이 노래 사이사이에 어둠을 뚫고 새어나왔다.
(인간의 이중성, 위선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져서 씁쓸하다.)

<목걸이>
(85)여자란 본래 신분이나 혈통을 떠나 그가 지닌 아름다움과 매력이 곧 그의 태생과 가문의 구실을 하는 법이다. 즉 타고난 기품과 우아한 몸가짐, 애교스런 재치만이 여자의 유일한 등급이며 그것은 하층계급의 처녀를 높은 신분의 귀부인과 나란히 설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87)말단공무원 아내의 비애:그녀는 입을 만한 외출복 한 벌 없었거니와  변변한 장신구 하나 없었다. 생각해 보니 뭣하나 제대로 갖고 있는 게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런 것만이 좋았고 늘 가질 수 없는 것만을 상상했다. 역시 그녀는 그런 화려한 것들을 위해서 태어난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녀의 간절한 소원은 쾌락과 사치를 마음대로 부리며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것,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 사람들의 화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었다.
(91)까만 비단상자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눈부신 다이아몬드 목걸이
(왜 내 기억엔 진주목걸이였을까?)
(92)오자:점잖을->점잖음을
(92-2)파티장에서:그녀는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고 다만 쾌락에만 취해 있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의 승리, 이 영광스러운밤의 성공, 모든 사람들의 찬사로 그녀의 욕망은 되살아났으며 여자로서 느끼는 행복의 절정에 이르렀다. 그래서 그녀는 일체의 모든 것을 잊고 구름 속에 떠 있었다.
(모파상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그 섬세한 심리묘사를 하고 있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놀랍다)
(98)십 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일체의 빚을 다 갚을 수 있었다.
(99)만약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 그 누가 알리요, 사람의 앞날을---.인생이란 참으로 무상한 것이로다. 사람 하나를 파멸시키거나 구원하는 데 있어서 어쩌면 그렇게 작은 것 하나로 충분한 것일까!
(101)그건 가짜였어. 기껏해야  오백 프랑 짜리 가짜 목걸이였다고---
(놀라운 반전! 이 대목에서 숨이 컥 막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테리에 집>
바다가 보이는 선창가 작은 마을 페캉(루앙시)에 마담  한 사람과 2명의 작부와 3명의 매춘부가 있는 사창가.
(106)흔히 도시에서는 매춘부를 더럽게 여기거나 경멸적인 시선으로 보기 마련이지만 그러한 편견 따위는 이곳 노르망디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사람들은,
"그건 아주 수지맞는 장사지, 암, 그렇고말고."
(127)조제프네 집으로 가는 길:(조제프는 마담의 동생으로 외딴 시골 마을에서 목수일을 한다)푸른 밭에 심어진 노란 장다리 꽃줄기에서 나오는 짙은 냄새와 바람에 실려온 달콤한 향기가 여자들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하늘색 도깨비 부채꽃이 키가 큰 보리 포기 사이로 빠끔히 얼굴을 내밀었다. 때론 들판에 펼쳐진 밭이 피를 뿌려놓은 듯 붉게 빛날 때도 있었다. 양귀비꽃이 붉게 물들인 탓이다.
(모팟상의 글이 좋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소리내어 읽어 준다면 더 맛깔스러울 듯--)
(128)오자:대팻밥에-->대팻밥이
(131)첫영세 하루 전날의 소녀 콩스탕스:소녀는 그녀들의 호들갑에 조용히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이미 죄의 사함을 받은 소녀는 세속에 물든 더러운 먼지 따위는 자신의 몸에 절대로 붙지 않으리라는 믿음으로 충만해 있었다.
(첫영성체를 치른 조카의 잔치집에 무사히 다녀온 '테리에 집' 사람들은 돌아와서 온 마을사람들과 축제를 벌인다. 그런데 그들의 여정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왜 그리도 조마조마했을까? 그들의 신분이 탄로 나서 망신이라도 당할까봐 그랬나, 모팟상의 반전을 기대했던 걸까?)

<산막>
여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지어진, 알프스의 어느 산막, 슈바렌바흐:장 오제의 가족이 살고 있다.(봄부터 가을까지)겨울엔 가족 모두 로에쉬마을로 간다.
그래서 겨울엔 안내인인 늙은 가스파르 아리와 키가 크고 젊은 울리히 쿤시, 그리고 호신용 개인 삼이 산막을 지킨다.
(167)삼일째 폭설:눈은 그새 얼마나 많이 내렸는지 온 골짜기에 눈이 쌓여 평지가 되어 버렸다. 두 개의 호수도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질 않았다. 주변에 있는 틈이란 틈은 눈으로 다 메워졌고 바위란 바위는 다 숨어버렸다.
(사냥을 나간 아리 노인이 돌아오지 않자 쿤시도 개를 데리고 찾으러 나선다.
헛탕을 친 쿤시는 아리의 죽음을 예감한다. 밤마다 '쿤시'를 부르는 아리의 음성(환청) 때문에 쿤시는 점점 의지력을 상실하고 술에 의존한다.  3주 만에 술은 바닥이 나고 쿤시는 고독과 두려움 속에 남겨진다. 그러나 얼떨결에 문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지 못하게 된 삼은 얼어죽고 쿤시는 실성한 채 오제씨의 가족에게 발견된다. 그 상황에서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귀향>
마르탱은 항해 도중 배가 아프리카 해안에서 난파 당하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13년 만에 귀향한다.
아내는 십 년을 기다리다가 3년 전에 재혼하여 두 아이를 얻는다.
돌아온 마르탱을 알아보지 못했으나 어진 남편이 식사를 대접하며 정체가 드러난다.
(전쟁 중이거나 어촌에서는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일 듯싶다.
궁금증을 유발하며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복선으로 인해 사건의  전말을 짐작할 수 있는 스토리건만 그래도 재밌다.)

<달빛>
(201--204)마린양 신부:그의 몸과 마음은 신앙으로 똘똘 뭉쳐 있어 그 누구도 그것을 깨뜨릴 수는 없었다/그는 보통사람 같지 않은 체격을 갖춘 신부였다. 큰 키에 늘씬한 몸매는 투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그는 이 대자연에 있는 온갖 사물과 현상이 절대주이신 하느님의 '말씀'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믿고 있었다./그러나 그런 그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여자였다. 그는 여자를 싫어할 뿐만 아니라 경멸했다. 게다가 거의 증오까지 했다./그러한 그였기에 그는 늘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만에 하나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날에는 믿음의 방패로서 단단히 방어를 하고 결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리라고--
(207)조카딸의 배신:마린양 신부는 어버이 같은 마음으로 조카딸을 수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소문을 듣는다.
(208-209)달빛의 유혹:
그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는 찬란한 빛을 내는 달이 떠 있었다. 그는 새삼스레 달빛에 놀라 그 자리에 서고 말았다. 이렇게 눈부신 달빛을 보기는 처음이었다./사제관 앞의 뜰은 풀이며 꽃이며 모든 것이 이 은은한 달빛을 받아 마치 환상 속의 세계 같았다. 길게 늘어선 과일나무들은 뜰 안으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고, 벽을 타고 자라는 덩굴장미는 주변의 공기를 모두 들이마신 듯 신선한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그는 이 황홀한 광경에 취해 그만 조카딸에 대한 생각을 잊고 말았다.
(209-2, 210)하느님은 왜 이런 밤을 만드셨을까? 과연 인간에게 잠이라는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을까? 잠의 망각 속으로 인간을 빠져들게 하기 위해서라면 이다지도 황홀한 밤을 만드실 필요가 있었을까?  어찌하여 밤은 이렇게도 고혹스러울까? 아침 햇살보다 빛나고, 태양보다 찬란하며, 저녁노을보다 아늑한 이 신비한 밤은 너무나 시적이지 않은가! 한낮의 태양으로도 비출 수 없는 물체까지 속속들이 비춰 주는 저 달빛은 지옥까지도 비추려는 것일까?  아, 우주의 삼라만상이여, 위대함이여!
꾀꼬리는 왜 저리도 쉬지 않고 이 어둠 속에서 노래를 하는가? 온 세상을 뒤덮는 저 어스름이 저토록 아름다웠던가? 어찌하여 이 가슴은 방망이질을 하며 동요하는가? 이 육신은 왜 이다지도 시들해 보이는가?
왜 사람들이 잠든 모든 이때에 이렇게 견딜 수 없는 유혹의 몸짓을 보내는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이 장엄한 광경과 한 편의 시는 누구를 위한 선물일까?
(210-211)바로 그때였다. 자욱한 안개에 젖은 나무 사이로 나란히 걸어오는 두 개의 그림자가 어렴풋이 보였다. 그때까지도 적막감에 싸여있던 주위는 그 그림자의 출현으로 인해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경이로움을 불러 일으켰던 들판은 마치 두 사람을 위한 배경으로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그랬구나! 하느님은 사랑하는 남녀를 검은 장막으로 감싸주기 위해 이토록 고혹적인 밤을 만드셨나 보구나.'
(211)끝문장:신부는 이제까지의 자신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금족령이 내려진 성전에 발을 들여 놓기라도 한듯 당황하여 아무도 모르게 그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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