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13일 (일)
--반가운 손님, 봄비
--배꼽제빵소
양구에 온 날부터 새벽 다섯 시면 눈이 떠진다.
방의 불만 내리면 적막강산이 깊은 어둠 속에 잠겨서 잠도 빨리 오나 보다. 10시만 되면 스르르 잠이 드니 일찍 일어날 수밖에~
'아침잠이 없는 사람이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나의 고정관념에 의하면 난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
눈 뜨자마자 맑은 머리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지금 밖에는 소리없이 비가 내린다. 비를 그렇게 기다렸음에도, 우산 하나 넣어올 생각을 못했다니~
출발하기 전 일기예보를 검색했을 때도 다음 주 내내 비가 오는 걸로 돼 있더만---
비오는 날은 분위기 있는 찻집에 가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러가면 좋겠다 했는데--
양구극장은 장기 휴관인 모양이다. 올라온 상영작이 없다.
'스펜서'를 꼭 봐야 하는데, 인제나 춘천 쪽을 알아봐야겠다.
오전 내내 비는 대지를 촉촉히 적시고 산불도 진정됐다는 뉴스를 들으니 마음이 놓였다.
점심 후 제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시내로 차 마시러 가겠느냐고, 좋은 찻집을 알아놨다고.
以心傳心.
오후 1시 출발, 양구 시내 '배꼽제빵소'를 찾아갔다.
맘에 쏙 드는 장소다.
실내장식도, 테이블간 거리도, 빵과 커피맛도--담소를 나누기 딱 좋은 장소다.
필시 양구 뿐아니라 인근의 인제, 화천, 춘천에서도 많이 찾는 장소일 듯싶다.
귀로에 '용소빙벽'을 보았다.
폭포가 그대로 얼어붙은 듯 壯觀을 이루었다.
한창 추울 때 빙벽등반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모양이다.
낮에 빵이 하도 맛있어 요것조것 과하게 먹었더니 얼큰한 라면 생각이 났다.
제니가 가져온 건라면과 김치로 저녁을 때웠다.
대니는, 오는 날 막국수집에서 먹던 백김치가 생각난다며 배추를 절였다.
뭐가 그리 바쁜지, 어제오늘 산책도 못했다.
규칙적인 생활리듬이 깨지면 몸이 망가지는 것은 순간이지~ 정신차려, 이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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