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영에게-양구살이 62일

맑은 바람 2022. 5. 11. 00:36

2022년 5월 10일 화 맑음 23도/9도

아침 8시 20분차를 타려면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을 텐데 생각하니 나도 일찍 잠이 깨더라.
당연 먼저 도착했을 줄 알고 터미널 안팎을 둘러보니 안 보이길래 순간 당황했다. 그때 동서울발 버스가 들어서서 얼마나 반갑던지--

양구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어디를 추천할까 평소 생각한 결과, 우선 한반도섬으로 너를 안내한 거야.
네가 파로호 한반도섬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며, 사람들 속에서는 기를 뺏기고 사는데 자연은 사람에게 기를 준다고 한 말, 참 피부에 와 닿더라~

그리고 내가 쓰고있는 것과 같은 양구패션 모자를 하나 사주고 싶다며 '오늘 마침 장날이야' 했더니 그곳 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지? 생활용품점 '꼬끼오'에서 양구패션 모자 하나 둘러쓰고 우리는 5일장으로 갔지.
시골장이 옛날 같지 않아 좀 실망스러웠을 거야.

그렇지만 점심 후에 찾아간 '박수근 미술관'은 니나내나 오늘 코스 중 가장 괜찮았지? 이건희 컬렉션 중 일부를 기증 받아 전시한 미술작품들은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잖니? 가난을 딛고 일어서서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그분의 작품들 앞에서 너는 참 숙연해 보였어. 그러면서 박수근부부 묘지까지 올라가는 열성을 보였지.

체험학습 나온 학생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미술관 뜰,나무그늘에 앉아 이십 년도 더 된 '그옛날 이야기'를 나눌 때가 제일 재미있었지.
난 니가 슬쩍슬쩍 말을 놓아가며 이야기를 하는 모양새가,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친구를 대하는 듯해서 재미있고 즐거웠다.

내깐에는 양구의 대표적 자연, 서민들의 삶의 현장, 예술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는지?
새벽부터 불원천리 이 깊은 산골까지 꿈결처럼 찾아와 바람같이 가버렸지만, 나는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즐겁고 행복했다. 고맙다, 영아!
십대의 '찬란했던 그날들'을 뛰어넘어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삼십대'를 펼쳐가길 바란다.
새로 출범하는 새 정부의 뜨거운 기운도 함께 받아서 말이야~

부디 저 오색구름처럼 골고루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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