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은퇴자마을 강원도 양구 두 달살이

약침 6--양구 64

맑은 바람 2022. 5. 12. 20:32

2022년 5월12일 맑음 24도/10도

(약침 6회)
약침의 효능을 알려면 한두 번 맞아서 되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오늘도 '혼자'서 꿋꿋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한때는 넷이 가서 침을 맞은 적도 있다)

목장이 종점인 버스가 돌아나오기를 기다려 버스에 오른다. 늘 빈차에 오르지만 두세 정거장 가면 나보다 성님인 할머니들이 구부정한 허리를 하고 또 지팡이를 들고 차에 오른다. 15인승 버스에 거의 90%가 할머니군단이다.
젊은이들은 승용차로 다니니까.
그나마 요새 겨울잠에서 깨어난 할머니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거지, 3월만 해도 손님 하나 없는 텅 빈 버스가 돌아다닐 때면, 특히 환하게 불을 밝힌 막차가 빈 차로 돌아나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짠하고 누구한테랄 것 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요새는 장날이나 월요일 아침 첫차는 승객이 많아졌다. 하얀 할머니가 구부정한 채 앞에 서 있으면 민망할 정도였다.
'양구'하면 떠오르게 될 현대운수의 마을버스--내 다리가 되어준 고마운 존재다

2022년 4월10일 발화, 16시간 동안 소나무숲을 태운, 역대 최대의 양구 산불 뒷모습

한의원의 젊은 의사는 늘 유쾌하다. 가벼운 농담을 던져 환자를 웃게 한다. 첫인상이 고약했으면 두번 다시 갈까? 오월 말까지 10회를 채우고 떠날 참이다.

다이소와 J마트에서 장을 보고 정시에 나타난 버스에 오른다.
팔랑2리에서 내려 차 시간에 맞춰 마중 나온 대니랑 집을 향해 걷는다. 팔랑교를 건너 팔랑계곡 둑길을 걷다가 팔랑골 캠핑장에서 잠시 쉬며 먼데 산을 바라보다가 '八郞亭'에서 집쪽으로 향한다. 아무 말없이--
한동안 아무 말없이 걸어도 편안한 사람이 부부 말고 또 있을까. 노년에 함께할 수 있는 행복에 감사한다.
다리도 전혀 아프지 않고 가볍기까지하다. 오늘은 침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가 보았다  (5256보 걸음)

원래는 흰색인데 석양의 빛을 받아 노랗게 보인다
우리 공동체마을 식구들을 두달 간 품어준 강원도 양구군 동면 지게마을 숙소

**영이에게서 KBS합격통지를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부귀가 大事를 끝내고 감사하다는 전화를 했다. 그녀가 이제부터 허락받은 자유를 만끽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