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3일 하늘 맑고 가을바람 솔솔
꼼짝할 수 없게 더운 여름이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니 얼굴 좀 보자고 했다.
종묘로 넘어가는 길도 완성되었다니 그리로 넘어가 보자고.
각자 준비해온 간식을 먹을 데를 찾았다. 춘당지 옆 자판기가 있는 곳에 벤치가 여러 개 있다.
그곳에서 음료수만 마시면 좋았는데 샌드위치도 꺼내 먹었다. 먹느라 수다 떠느라 알지도 못했는데,
언제 왔는지 감시원(?)이 와서 떡 버티고 서서 "얼른 집어넣고 일어나세요.음료 이외에 음식은 안 됩니다." 한다.
젊어서 같으면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을 텐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알았어요, 바로 일어설 게요."하고 대꾸했다. 직원은 맘이 안 놓이는지 "다시 잡수시면 사진 찍어서 보고합니다."하며 엄포를 놓는다.
"우리 그런 사람 아네요~"하며 일어선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유해지는 거라 말해야 하나, 낯이 두꺼워지는 거라 해야 하나~
어찌됐든 망신스럽다.
춘당지를 한바퀴 돌고 종묘로 넘어가려 했더니 길을 막아놓았다.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오늘 계획은 완전 수포로 돌아갔으나 누구하나 크게 아쉬워하지 않은 채 우리는 혜화동로터리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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