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2일 금
--오늘 영화 보러 갈까?
--무슨 영환데~?
--<육사오>
--가지, 뭐.
남편과 나는 영화 취향이 전혀 다른데다 <육사오>는 전혀 내 취향이 아니어서 경로 요금 5000원도 좀 아깝지만,
맨날 혼자 싸돌아다니기 염치없던 터라, 남편에 대한 서비스 차원으로 따라나섰지요.
늘 가던 대한극장이 이 프로가 없어서 '메가박스 동대문'으로 갔습니다.
직원들이 매표는 하면서 음료는 기계를 이용하라는군요.
팝콘과 음료를 주문하는데 손 따로 머리 따로인지 주문에 계속 실패했습니다.
--에이 관두자!
--그래도 해봐, 이런 것두 할 줄 알아야 나중에 손녀 데리고 와서 멋쟁이 할아버지 소리 듣지!
그러고는 각자 음료 따로, 팝콘 따로 주문하는데 성공해서 상영관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이라요?
상영 시간 10분 전인 줄 알았는데, 영화가 벌써 시작되었더라구요.
팝콘과 냉커피를 마시면서 놓친 부분의 줄거리를 추리하며 봤습니다.
영화 감상평에는 시종일관 웃음바다라는데, 아무리 웃고 싶어도 웃기는 장면이 없더라구요.
우리만 그런가 둘러봐도 어디에서도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영화가 끝나고 항의라도 해야겠다며 매표소 직원에게 갔지요.
이야기를 듣더니, 혹시 그 옆에 있는 7관으로 들어가신 게 아닌가요?
손님들이 매표하신 8관은 아직 안 끝났는데요~
우린 이마를 치고 혀를 차며 돌아섰습니다.
노인네 티 안 내려구 발버둥쳐 봐야 '말짱 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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