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부유럽

산토리니, 그리스와 함께 떠오르는 마을

맑은 바람 2022. 9. 12. 23:25

***며칠 전 영화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고 어제는 친구들과 그리스 여가수 '마리아 칼라스'를 보았습니다.

갑자기 그리스에 꽂혀 <세계테마기행 그리스 편>을 다시보기로 시청했지요.

선풍기로도 견디기 어려운 무더위에, '산토리니'의 그 쪽빛 하늘과 바다, 하얀 집들을 보니  

2년전 겨울에 걸었던 그 길들과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졌습니다. 

2017년 1월 12일 새벽 5시 반, 아테네 공항 부근 숙소를 출발하여 비행기로 30분 남짓 걸려 <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버스로 우선 '피라 마을'에 도착했는데 대니가 난관에 봉착~

트렁크를 끌고 계단으로만 이루어진 <FIRA City피라마을>을 돌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난감해하던 대니는 당신들끼리 다녀오라며 정류장 부근에서 발을 멈춘다.

 

뒤꼭지가 당기지만 어쩔 수 없잖은가?

시간은 오늘밖에 없고,  트렁크를 버릴 수도 없고, 이른 아침이라 맡길 만한 데도 마땅치 않고~

 

전에 친구들과  어느 섬에 놀러갔을 때 배낭 대신 트렁크를 가지고 갔다가  대책없이 그걸 끌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걷느라 생고생했던 일이 생각난다. 나중 보니 바퀴는 빠져 달아나고 가방 밑이 닳아 구멍이 나 있었다!

 

<피라 마을>은 하얀 집들이 모두 바다를 향해 있고 하얀 집들 속에 듬성듬성 파란 지붕의 교회가 산뜻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리스 국기가 연상되었다.

두 사람이 비켜서야만 할 정도의 좁은 골목은 모두 계단으로 되어 있어 사람들의 교통수단은 오로지 두 발이다.

성수기를 대비해서 수리하는 집들이 많은데 시멘트니 돌들을 당나귀 등에 싣고 운반한다.

튼실하게 생겨 무거운 등짐을 지고도 뚜벅뚜벅 잘 걷는 놈도 있지만, 늙고 병들어 한 푸대만 졌는데도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들어 기다시피 가는 눔도 있다.

 

그들에게 길을 내주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니, 어찌 당나귀 뿐이랴 싶어 또 콧등이 짠하다.

산토리니의 상징 <피라마을>의 교회당

                 

                                                                                짐을 부리는 당나귀들

 

                                                                  어찌 저런 발상을~!

                                             미용실-작은 것에도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조르바를 닮은 어부의 수확물

 

대니 때문에  신경이 쓰여 시간을 좀 당겨 12시 40분 버스를 타고 산토리니 최북단 <이야마을>로 향한다.

우선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들어가 짐을 풀었다.

대니에 대한 내 마음의 짐도 내려놓았다.

그눔의 옷 가지 한두 개 더 넣어가지고 오려고 트렁크를 들고 가자고 했기 때문에~

 

혼자 떨어져서 속끓이고 돌아다녔을 대니를 위해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일행은 가까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그날의 요리>라고 18유로짜리 메뉴가 있어서 그걸 시켰다.

그 레스토랑에서 제일 비싼 음식이었다.

좀 시간이 걸린 후에  커다란 접시에 생선 한 마리씩 통째로 나왔다. 약간의 야채볶음과 함께~~

생선은 민어종류였다.

불면 날아갈 것같은 볶음밥 한 숟갈에 생선 한 마리가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었다.

                                             오늘의 점심요리, 통째로 생선구이-담백하고 맛이 좋았다

 

든든히 먹고 피라마을과 대동소이한 <OIA 이야마을>을 돌았다.

다른 점은 이야마을의 선셋뷰가 좋다고 소문나 전망대로 사람들이 몰려들어 일몰을 기다렸다.

 

두 남녀가 거기서 포옹을 하며 청혼하는 모습도 보았다.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낯 모르는 이들이 힘찬 박수를 보냈다.

우여곡절이 많았는지 둘은 울었다 웃었다 하며 떨어질 줄 모른다.

 

몰타에서는 풀어놓은 개를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이야마을엔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개와 고양이가 유독 많았다.

개들은 사람이 지나가면 떼를 지어 쫓아오기도 한다.

고양이도 아는 척을 해주면 바로 반응을 보인다. 배우 뺨치게 요리조리 포즈를 취하는 눔도 있었다.

                                                                               고양이도 수준급 모델

                                                                                 <이야마을>

                                                           Honey, I'm so sorry~~

                                                                                     <이야마을>의 일몰

 

종일 걷고 들어온 일행은 저녁 식사 전까지 각자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제각기 스마트 폰에 몰입한다.

방안은 深淵보다 더 고요하다. (2019년 7월 21일)

 

'해외여행 > 중부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스위스 루체른  (0) 2011.01.04
(6)이탈리아 로마-바티칸  (0) 2011.01.04
(8)영국  (0) 2009.07.03
(7)프랑스  (0) 2009.07.03
(5)이탈리아 나폴리-폼페이  (0) 2009.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