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27)

맑은 바람 2023. 1. 16. 21:37

2023년1월10일 화요일

마침내 이집트 여행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한 삼 일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카르나크/룩소르 일정을 이틀로 나누고, 올드 카이로에 널려 있다는 유적들을 더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욕심이지요.
내가 7박 8일 여정이 짧았다고 지인한테 얘기했더니, 6박 7일도 못해 본 사람도 있으니 그리 말하심 안된다네요~

나일의 범람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홍수가 난 떼엔 농부들은 피라밋을 쌓았는데 하나가 30년 정도 걸렸답니다.쿠푸의 피라밋은 세계최대의 석조건물로 25톤짜리 230만 개를 쌓아올렸습니다.

기제의 피라미드: 제 4왕조의 왕 쿠푸,카프레, 멘카우레의 무덤이 이곳에 있다 /3개의 피라미드 중 최초에 건조된 것은 쿠푸왕의 것으로서 현재의 높이는 약 137미터로 45층 건물에 해당됨.

이 앞에 서니 가이드가 얘기해준 어느 노부부가 다시 생각나네요. 86세 된 할아버지가 81세의 치매 걸린 아내를 손을 꼭 잡고 데리고 다니면서 신전과 피라미드를 다 보여주고는 이 피라미드 앞에서 통곡을 하시더란 얘기, 함께했던 일행도 다 따라 울었다는 얘기, 람세스와 네페르타리의 사랑만 위대한가요? 저는 이 노부부의 사랑에 더욱 감동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눈시울이 뜨거웠으니까요.

경사 50도의 피라미드 내부,왕복 20분거리라는데10분만 올라가도 숨이 턱에 닿습니다.

피라미드 입구에서 절반을 오니, 숨이 턱에 닿아 더는 못갔습니다. 계단은 더욱 좁아지면서 양 갈래로 갈라져 오고가는 길을 나눈 듯합니다.위험하기도 하구요.

피라미드 입구에서 내려다본 정경

손님을 기다리는 낙타들--피라미드 둘레를 한바퀴 돌아줍니다.
피라미드를 쌓아올린 화강암

태양신 라의 상징이자 파라오를 뜻하는 스핑크스는 사자의 용맹과 인간의 지혜를 상징하며 동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길이 73 m, 높이 21m로 석회암 산지를 깎아 만들었음

돌 한 개의 높이가 1미터가 넘습니다. 저 서양여인의 키와 비교해 보세요~ 마크 트웨인이 비명을 지를 만도 하지요~

유적 중심으로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인물사진이 넘 많아 좀 민망합니다. 인증사진이 꽤나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마크 트웨인의 글이 있어 여기 옮겨 봅니다.--
미국인 마크 트웨인의 '순진한 사람들의 여행' 중에서 피라미드 등정기:
1867년 6월 8일, 관광 사상 최초로 구성된 대규모 단체여행단의 일원으로 '퀘이커 시티'라는 배로 이집트를 방문했다.
퀘이커 시티를 타고온 관광객은 마치 줄지어 기어가는 벌레처럼 현기증 날 만큼 아슬아슬하게 경사진 면을 따라 피라미드를 올랐다. 정상에서는 자그맣고 까만 점처럼 보이는 한 무리의 관광객이 우표처럼 보이는 손수건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다른 관광객이 그러는 것처럼 정상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건장한 이집트인과 아랍인에게 둘러싸여 옥신각신 흥정을 벌였다.---
아랍인 한 사람이 우리의 팔을 잡아당겨 한 계단 한 계단씩 끌어올려 주었다. 그리고 잠시도 쉬지 않고 재빨리 가슴까지 발을 올리도록 강요했기 때문에 우리는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다. 피라미드의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통스럽기도 한 격렬한 오락이었다.' 나는 짐승같은 사나이들에게 관절이 어긋날 것 같다며 사정했다. 나는 잠시동안만이라도, 아니 한 순간만이라도 쉬게 해 달라고 그들에게 호소하고 또 애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무지막지하게 내 팔을 잡아끌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그처럼 암울한 상황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이 회교도들이 회개하지 않을 경우 언젠가는 분명 지옥에 떨어지고야 말 것이라는 생각이었다.---이 생각이 나를 위로해 주었고 그 때문에 마음이 유쾌해졌다. 기어코 피라미드 정상에 오르자 나는 몸이 후들거리고 탈진 상태가 되어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나 행복감이 마구 밀려왔다.
'아아!' 마음 깊은 곳에서 만족감과 평온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