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1월10일 화요일
마침내 이집트 여행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한 삼 일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카르나크/룩소르 일정을 이틀로 나누고, 올드 카이로에 널려 있다는 유적들을 더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욕심이지요.
내가 7박 8일 여정이 짧았다고 지인한테 얘기했더니, 6박 7일도 못해 본 사람도 있으니 그리 말하심 안된다네요~
나일의 범람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홍수가 난 때엔 농부들은 피라밋을 쌓았는데 하나가 30년 정도 걸렸답니다.쿠푸의 피라밋은 세계최대의 석조건물로 25톤짜리 230만 개를 쌓아올렸습니다.
이 앞에 서니 가이드가 얘기해준 어느 노부부가 다시 생각나네요. 86세 된 할아버지가 81세의 치매 걸린 아내를 손을 꼭 잡고 데리고 다니면서 신전과 피라미드를 다 보여주고는 이 피라미드 앞에서 통곡을 하시더란 얘기, 함께했던 일행도 다 따라 울었다는 얘기, 람세스와 네페르타리의 사랑만 위대한가요? 저는 이 노부부의 사랑에 더욱 감동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눈시울이 뜨거웠으니까요.
경사 50도의 피라미드 내부,왕복 20분거리라는데10분만 올라가도 숨이 턱에 닿습니다.
피라미드 입구에서 내려다본 정경
태양신 라의 상징이자 파라오를 뜻하는 스핑크스는 사자의 용맹과 인간의 지혜를 상징하며 동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길이 73 m, 높이 21m로 석회암 산지를 깎아 만들었음
돌 한 개의 높이가 1미터가 넘습니다. 저 서양여인의 키와 비교해 보세요~ 마크 트웨인이 비명을 지를 만도 하지요~
유적 중심으로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인물사진이 넘 많아 좀 민망합니다. 인증사진이 꽤나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마크 트웨인의 글이 있어 여기 옮겨 봅니다.--
미국인 마크 트웨인의 '순진한 사람들의 여행' 중에서 피라미드 등정기:
1867년 6월 8일, 관광 사상 최초로 구성된 대규모 단체여행단의 일원으로 '퀘이커 시티'라는 배로 이집트를 방문했다.
퀘이커 시티를 타고온 관광객은 마치 줄지어 기어가는 벌레처럼 현기증 날 만큼 아슬아슬하게 경사진 면을 따라 피라미드를 올랐다. 정상에서는 자그맣고 까만 점처럼 보이는 한 무리의 관광객이 우표처럼 보이는 손수건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다른 관광객이 그러는 것처럼 정상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건장한 이집트인과 아랍인에게 둘러싸여 옥신각신 흥정을 벌였다.---
아랍인 한 사람이 우리의 팔을 잡아당겨 한 계단 한 계단씩 끌어올려 주었다. 그리고 잠시도 쉬지 않고 재빨리 가슴까지 발을 올리도록 강요했기 때문에 우리는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다. 피라미드의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고통스럽기도 한 격렬한 오락이었다.' 나는 짐승같은 사나이들에게 관절이 어긋날 것 같다며 사정했다. 나는 잠시동안만이라도, 아니 한 순간만이라도 쉬게 해 달라고 그들에게 호소하고 또 애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무지막지하게 내 팔을 잡아끌 뿐 아무 반응이 없었다.---그처럼 암울한 상황에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이 회교도들이 회개하지 않을 경우 언젠가는 분명 지옥에 떨어지고야 말 것이라는 생각이었다.---이 생각이 나를 위로해 주었고 그 때문에 마음이 유쾌해졌다. 기어코 피라미드 정상에 오르자 나는 몸이 후들거리고 탈진 상태가 되어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그러나 행복감이 마구 밀려왔다.
'아아!' 마음 깊은 곳에서 만족감과 평온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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