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책

엥거스 플레처<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4)21장~25장

맑은 바람 2023. 5. 14. 21:45

---문학 속에 숨어있는 신경과학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일깨우다

엥거스 플레처 지음/박미경 옮김/Being로크미디어/696쪽/중고가18800원/초판1쇄 2021년12월/
초판14쇄 2022년2월/읽은 때 2023년4월18일~5월 14일

엥거스 플레처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스토리 연구를 위한 세계 최고의 학술 싱크탱크인 프로젝트 네러티브 소속 교수/그는 현재 제작 중인 'J R R 톨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미들얼스Middle Earth'의 각본가이기도 하다./이 책은 문학발명품을 총체적으로 조사한 보고서이다. 고대 중국의 서정시에서 세익스피어의 햄릿, 동화,만화책,사랑노래,시트콤,성서에 나오는 비극, 곰돌이 푸, 고전로맨스,공상과학영화, 범죄소설, 노예이야기까지, 문학사에서 가장 강력하고 유익한 스물 다섯가지의 발명품의 문학적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리고 각 청사진이 어떻게 슬픔과 불안, 외로움과 비관적 기분을 덜어주면서도 창의성과 용기, 사랑과 공감과 치유를 안겨주는지, 그 숨은 신경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시와 스토리가 어떻게 삶의 여러 순간을 풍요롭게 개선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박미경
고대영문과/승무원출신으로 전문출판 번역가

 

21. 더 현명하게 결정하라
어슐러 귄의 '어둠의 왼손',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이중 이방인
(527-528)편향을 깨부술 문학, 여행기:
BC4세기 헤로도토스의 여행기-12세기 중국 남송시대 시인 범성대의 지형도-14세기 이븐 바투타가 만난 다른 문화들-16세기 영국 왕실 고문이었던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이들은 자국 중심의 선입견을 버리고 인간 문화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형성했다./신경과학자들은 여행이 뇌의 전측대상피질을 자극해 진짜로 편향을 깨뜨릴 수 있음을 알아냈다.
(529)피론:그리스의 엘리스 사람/동쪽으로 수천 마일 여행/외국인들과의 만남은 피론의 ACC(뇌의 전측대상피질)를 촉발시켰고, 그가 '판단'이라고 언급한 정신활동을 유보시켰다. 정신활동이 유보되는 동안, 피론은 참으로 놀라운 평온을 경험했다.
(530)과학은 우리가 타인에 대한 판단을 무한정 유보할 순 없다 하더라도 최대한 오래 그 판단을 유보해서 얻는 이익이 여전히 있음을 밝혀냈다.판단을 유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판단의 정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여행은 우리가 그렇게 하도록 돕는다.
(532)그러나 이전의 여행기는 전문가이드를 따라다니는 듯하여, 편향을 깨뜨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그래서 토머스 모어는 전통적인 여행기 형식을 버리고 새로운 스타일의 여행기를 고안해냈다.
(533)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섬, 토머스 모어가 만들어낸 이상향이다.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간 것이 '걸리버 여행기'
(537)걸리버여행기:1726년, 조너선 스위프트에 의해 출간됨/이 또한 유토피아와 마찬가지로 가짜 여행 서술이다.그리고 기존 여행기의 한 명뿐인 믿을 만한 서술자를 믿을 수 없는 서술자로 바꿨다./'걸리버'는 '걸리블'gullible 즉 잘 속아넘어간다에서 파생한 단어다/걸리버는 온갖 모험을 감행할 때마다 쉽게 감동한다. 절제와 훈련과 청결의 미덕을 소중히 여기는 이상적인 말(馬)을 만나 그를 존경하고, 인간을 빗댄 야후를 만나 그를 경멸하고 혐오한다.
(541)유토피아와 걸리버여행기:
'유토피아'는 획일적으로 이상주의적이었던 방면, '걸리버 여행기'는획일적으로 풍자적이었다./스위프트 책의 목적은 우리에게 세상 모든 사람을 순간적으로 그리고 일제히 판단하도록 촉구해 모든 인류를 비웃게 하려는 것이었다.
(541)세 번째 허구적 이야기, '어둠의 왼손':1968년 어슐러 르 귄(여)작품/3000년 후 미래에 벌어지는 일인데, 우리를 지구에서 게센이라는 행성까지 안내한다./편향 깨기 청사진의 하나다.

22. 자신을 믿어라
마야 안젤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자기가치 확인
**마야 안젤루:(1928~2014)흑인여성, 미국의 시인, 소설가/1969년회고록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를 씀
(549)"옳은 일을 할 때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야. 네가 하려는 일이 옳다면 생각하지 않고서도 저절로 하게 되니까."
이 말은 이집트의 파피루스 종이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인 '프타호텝의 지혜'에 기원을 두는 '자기신뢰'를 의미한다.
(552)살아있는 한 네 마음 가는 대로 하라
다른 걸 쫓느라 한 순간도 낭비하지 마라
네 마음 가는 대로 하라.

네 마음 가는 대로 하라.-프타호텝의 가르침
지혜의 공학:
왜? 우리 뇌는 왜 연장자의 지혜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우리는 왜 앞선 세대가 힘들게 얻은 인생 교훈을 기꺼이 포용하지 않을까?
그 이유는 연장자의 지혜가 우리의 自己(사고,감정,의지,체험.행위. 등 여러 작용을 주관하며 통일하는주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우리의 자기는 강하고 독립적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세상의 모진 풍파에 압도되어 용기를 잃고 다 포기할 것이다/삶의 시련에 맞서 나가려면 자기 신뢰self belief가 필요하다. 이렇게 꼭필요한 자기신뢰가 현명한 조언 때문에 약화된다.
(553)자기가치 확인affirmation of our self:네가 하는 일은 정말 창의적이야.그걸 이렇게 해보면 훨씬 더 잘 될지도 몰라,'  이런 식의 조언은 자기에 대한 내적 신념을 지지하면서 외적행동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신경과학자들은 이런 조언 방법을 '자기확인' 또는 '자기가치확인'이라고 부른다./자기를 확인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의 가치를 칭찬하는 것이다./칭찬을 받으면 뇌가 활성화된다.그래서 뇌가 신중한 조언을 더 잘 수용하도록 해준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는 말이 하루아침에 생긴 말이 아님을 알겠다. 이 시점에서 나도 나를 칭찬하고 싶다.어느새 554쪽을 읽어냈다.지루함과,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읽었던 것이 3:7쯤 되나?)
(555) 새벽마다 당신 자신에게 말하라.

"나는 오늘 이기적이고 계략적이고 약탈적인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선량함과 그 선량함의 미덕을 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어떤 것도 나를 해칠 수 없다.

그러므로 나에게 추한 짓을 행하는자들을 사랑할 것이다."---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중에서
(2세기에 저술한 책이 21세기까지 수많은 독자가 가장 현명한 길잡이로 삼은 책)
(557)'모든 순간이 소중합니다.

그날이 마지막 순간일지 모르니,

별것 아닌 날로 만들지 말고

가장 중요한 날로 만들기 위해

모든 장비를 동원하세요.

나는 항상 그 점을 의식합니다.

그게 나를 아주 이상하고도 진지한 방식으로 존재하게 해줍니다'-마야 안젤루

23. 얼었던 마음을 녹여라
엘리슨 벡델, 에우리피데스, 사뮈엘 베케트, TS 엘리엇/임상적 기쁨
 (573) 에우리피데스:
고대 아테네 3대 비극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연극계전에서 1등상을 4번 받았지만, 계관시인으로 20번이 넘게 뽑혔다. BC 431년 스파르타와 아테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는데, 에우리피데스는 전쟁 초기에 <헤라클레스의 아이들>과 <애원하는 여자들>을 썼다. 이후 전쟁의 양면성을 그린 <헤카베>와 <트로이의 여인들>을 썼다.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 <이온>, <헬레네> 등 ‘비극’이 아닌 비극을 썼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은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합한 것보다 더 많다.-Daum 백과 인용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가 '아가멤논', '오이디푸스', '안티고네' 같은 고전비극을 써서 유명해진 데 반해, 에우리피데스는 웃음과 기쁨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코믹 요소를 비극에 가미해서 명성을 얻었다. 그 덕에, '알케스티스', '타우리안족 속의 이피게니아',  '이온','헬렌' 등 슬프면서도 즐겁고 숙명적이면서도 희망적인 특이한 작품(희비극)이 탄생했다.
(574)에우리피데스의 희비극의 목적은 무엇일까?(학자들의 견해)
---에우리피데스는 진정한 비극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은 회의론자였다.
---에우리피데스는 공포와 유머가 정신을 얼마나 흐리는지 인지한 심리적 현실주의자였다.
---에우리피데스는 가장 심오한 비극적 아이러니,즉 고통이 터무니없음을 알아차린 포스트모더니스트였다.
(575)세익스피어의 '리어왕',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도 희비극 작품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다만 21세기에 미국의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그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엘리슨 벡델:아버지의 자살한 모습을 바라보며 아무런 슬픔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무감각했던 이유를 생각했다.아버지의 만성적 학대를 무감각해지는 식으로 대처한 결과, 성인이 돼서도 무뎌진 감정상태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다.
(591)무감각에 대한 문학적 치료법:
일단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스토리를 하나 골라보라. 그런 다음 그 스토리를 임상적으로 읽어보라. 당신이 정신과의사라고 가정하고 캐릭터들을 꼼꼼하게 분석하라. 부정적 감정을 다 기록한 다음 그 기원을 추측해 보라. 긍정적 감정을 다 관찰한 다음 그 장점을 기록해 두라.결말에 도달하면, 이 의사다운 소견을 종합하여 정서적 행복감을 포용하라.
당장 행복한 기분이 들지 않더라도, 희비극 치료를 포기하지 마라. 문학 캐릭터들의 기분을 분석하면 할수록, 문학의 유쾌한 피날레에 마음을 열면 열수록, 내면의 감정 제동이 점점 더 느슨해질 것이다. 얼었던 마음을 살살 녹여서 그 안에 갇힌 기쁨을 되살리게 될 것이다.

24. 꿈을 펼쳐라
티나 페이의 '30록', 기분이 좋아지는 환상적 마법/소원 성취
**티나 페이:(1970~  )
미국의 영화배우/시나리오 작가(코미디 작가)
**30록:2006년부터 2013년까지 NBC방송국에서 방영된 텔레비젼 시트콤/30록은 록펠러 플라자 거리 30번지로, GE 빌딩의 주소다. NBC 스튜디오가 이 건물에 있다./실제 세계의 느낌을 극대화하고자 카메라 한 대로 실제 뉴욕 거리를 자유롭게 누비고 다닌다.아울러 화상세계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고자 이야기 속 이야기를 스케치 코메디(촌극)무대로 구성하여 끝없는 사고 실험에 활용할 대단히 유연한 대체 현실을 제공한다./30록은 일단 두 세계를 구축한 다음, 코믹 윙크를 사용해 우리를 환타지 속으로 쉽게 밀어넣고 또 리얼리티 변환기를 사용해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로 슬쩍 밀어넣는 식으로, 우리를그 두 세계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게한다.
(611)꿈을 실현하려면,
첫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둘째, 환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613)'30록'은 반사실적 사고의   통해 우리 뇌를 이끌면서, 세상을 바꿀 능력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증가시킨다. 아울러 변화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우리의 문제 해결력도 향상시킨다. '30록'은 우리에게 의지를 주고 방법도 제시한다
('30록'을 보지 않고는 이번 장은 완전히 이해 불가능이다.)

25.외로움을 달래라
엘레나 페란테의 '나의 눈부신 친구', 마리오 푸조의 '대부'/유년기오페라
(639)'대부'로 우리의 건강을 개선하기:
'대부'와 친해지면, 일단 외로움을 물리칠 수 있다. 외로움은 불면과 슬픔과 짜증을 유발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외로움은 불쾌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다. 특히 만성 외로움은 우리의 HPA 축을 방해하는데, HPA축은 카페인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 농도를 조절한다.해가 떠오르면 HPA축이 코르티솔을 급상승시켜 우리를 각성시키고 , 해가 지면 코르티솔을 떨어뜨려 잠을 잘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우리가 만성 외로움에 시달리면 HPA 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코르티솔을 올리고 내리는 대신, 약간 높은 수준에서 일정하게유지해 우리를 밤이고 낮이고 살짝 긴장된 상태로 머물게 한다.
(640-641)그런데 다행히 이러한 고독의 위험한 효과를 문학으로 낮출 수 있다./책과 연결되면 혼자라는 기분을 덜 수 있다./특히 펄프 픽션을 읽으면 문학과 맺는 유대감의 혜택을 좀더 쉽게 얻을 수 있다./그렇다.부분 도파민은 종이로 된 친구만 한없이 공급하는 게 아니라 진짜 살아 숨쉬는 인간 친구로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도있다.
**펄프 픽션:저질, 싸구려 소설이라는 뜻

결론. 미래를 창조해 나가기
(651)퀸틸리아누스의 웅변교수론에서:문필가들이 모방할 수 있는 발명품 만들기의 테크닉--
1.행복한 우연을 수용한다.
"당신이 원래 의도하던 대로 쓰는 것보다 실수로 우연한 혁신을 이루는 게 더 쉽다"
2.낡은 청사진 둘을 하나로 합친다.
"한 가지 모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모델을 모방하라.
3.옳은 것이 아니라 작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당신의 글이 항상 진실일 필요는 없다. 그 글로 당신이 무얼 하려는지가 중요하다"

(696쪽짜리 벽돌책을 덮으며:
무엇을 얻었냐고?
참을성과 약간의 지식,그리고 아주 가끔 읽는 즐거움~
학구열이 하늘을 찌를 듯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이 책은 그 시기에 필요했던 것이었을 게다.

어디로 보나 칠십다섯 나이엔 좀 무리인듯 싶다. 무대뽀 성격인 덕분에 끝까지 밀고 왔다. 중간부분까지는그래도 더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때도 있다. 분량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제대 말년 군인처럼 힘들었다.

끝까지 붙들고 있었던 내 자신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