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목) 5도~18도 구름 한 점 없는 날
그대 자유로운 영혼이 원하는 곳으로
그대 자유로운 곳으로 떠나라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무모하게
--푸시긴 <시인에게> 중에서
"티플리스(트빌리시의 옛이름)의 사우나보다 더 멋진 곳을 나는 만나본 적이 없다"--푸시긴이 극찬한 온천
오늘 일정: 자유의 광장--찻집--시오니성당-- 점심--박물관-- 쇼타 루스타벨리 거리
오늘은 버스와 지하철을 타보기로 했다. 현금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기에 5분거리에 있는 중앙역으로 갔다.
한 젊은이에게 교통카드 판매소가 어디냐고 물으니까 자기 교통카드를 찍어 우리를 들여보낸다. (버스나 지하철 1회 승차요금 1라리(500원))
시간에 쫓겨 설명해 줄 시간도 없었나?
어리둥절해서 고맙다 소리도 못하고 있는데 젊은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린다. 낯선 땅이라 긴장하고 의심하며 보냈었는데, 아침부터 이런 큰 선물을 받다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끝 모르게 깊은 승강장으로 들어갔다. 유사시에 반공호로 쓰려고 이렇게 깊게 만든 모양이다.
차는 붐비는 편이었으나 동양에서 온 노부부를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자유광장으로 나왔다. 시청 앞 중앙에 금빛도 찬란한 조각상이 눈에 확 띄었다.
---쇼타 루스타벨리 거리에서
우리는 모두 죽음 앞에
상처 입은 자들이다
죽음의 창이
모두를 상하게 하나니
수치스런 삶을 살기 보단
영광스런 최후를 원하노라--<표범가죽을 입은 기사> 중에서
성 조지상--조지아 어머니상--시청사
자유광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차를 한 잔 마시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동네에서 커피가 으뜸'이라고? 들어가 보았다.
뭐, 광고는 광고일 뿐이었다!!
다음 목적지 <시오니성당>이 가까이에 있어 그리로 걸음을 옮겼다.
여기저기 고단한(?) 몸을 누이고 있는 개들이 눈에 들어왔다. 비교적 건강한 우리나라 개들과 달리 비쩍 마르고 힘이 없어 보였다. 굶기지는 않으나 주인의 보살핌 없이 떠도는 개의 모습에서 애정없이 크는 아이들의 삶이 보였다.
카파도키아 출신으로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녀 니노의 포도나무 십자가가 저 안에 모셔져 있다
이곳에 그루지아 총대주교들의 무덤이 있다.
<시오니 성당>을 뒤로하고 점심 먹을 곳을 향해 갔다. 가는 길에 있었던 해프닝!
호두에 포도시럽을 입힌 간식거리로 달지 않고 영양이 풍부해 사랑받고 있는 국민 간식인데, 가게에 들어가서 2개만 달랬더니 10라리 달란다.
왜 이리 비싸냐는 표정을 보였더니 상점주인 할매가 금세 골난 표정이 된다. 돈을 지불하고 사서 들고 오는데 몇 걸음 갔더니 추르츠헬라 가게가 또 있다. 한 개에 2.5라리란다. 하나만 샀다.
시장에서는 2개에 1라리라던데~~ 물건 가격을 묻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정하게 돌아서 나오지 못하는 내 성격도 문제지만, 대낮에 낯선 관광객의 코를 베는 할매가 괘씸하다.
찜해둔 식당에 들어가 하차푸리와 힝칼리(야채고기만두, 몽고에서 들어옴)를 먹을 예정이었으나 고기가 땡겨 pork가 들어간 요리로 주문했다.
식사 후 <조지아 국립박물관>으로 갔다.
석기시대 사람들 얼굴 모조상이 섬뜩하게 다가왔다. 이층의 야생 동식물 박재된 것들을 무감동하게 스쳐 지나가고 지하의 보물관을 가보았다.예로부터 금을 좋아하고 따름은 동서가 다르지 않았나 보다.
늘씬하고 쾌적한 버스들이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한두 군데 더 보고 싶은 미련이 없지 않았으나 낚싯꾼이 어디 저수지 물고기를 다 잡을 수 있겠는가~
<Tbilisi Chambers Trademark>호텔의 좋은 점:
중앙역이 5분거리이고 호텔 바로 건너편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재래시장도 10분 이내, 슈퍼가 호텔 1층 코너에 있다.
다만 역이 가까워서인지 '경계심이 드는 사람들'이 꽤 많이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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