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닷새)트빌리시에서 시그나기로

맑은 바람 2024. 3. 29. 21:09

2024년 3월29일(금) 쾌청 8도~17도

<오늘일정>트빌리시 재래시장-->시그나기(택시로 100라리)-->솔로몬 도다쉬빌리 광장-->메데아 카페-->전망좋은집 <카누도시>

새벽 4시 기상
엊저녁에 고단해서 7시부터 누워서 빈둥거렸더니 아침 잠이 달아났다
각자의 취향대로 대니는 끓인 누룽지에 오이, 소고기통조림, 나는 빵,오이,치즈,와인, 홍차를 마셨다.
가까이에 커다란 재래시장(dezerter바자르)이 있는 걸 어제서야 알고 아침산책 겸 그리로 갔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규모다. 진작에 알았더면 과일값을 버는 건데~

시장가는 길의 아파트 자세히 보면 단 한 집도 같지 않다
바자르

                                                     아침에 만든 빵냄새가 솔솔 풍기는 빵가게, 나를 유혹한다

눈에 띄는 게 추르츠다. 하나에 1.5라리!(5라리--2.5라리-1.5라리) 가격이 춤을 춘다. 6개를 샀다.
숙소로 돌아와 시그나기 가는 방법을 물색하다가 100라리에 택시로 가기로 했다. 엊그제 <나리칼리 요새>에서 숙소까지 타고 온 얀덱스 기사에게 혹 연락이 갈지 모른다고 했단다.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더구나 시그나기가 고향이라니 잘됐다 싶어 그를 불렀다.
기사 화르나는 40세로 아이가 셋이란다. 영어는 몇 년이나 배웠냐고 했더니 12년이란다.10년 배운 나와 대충 broken English로 대화가 되니 큰 불편은 없다.
9시에 트빌리시를 출발, 못말리는 狂暴 운전으로 11시 가까이에 시그나기에 들어섰다.
저 멀리 흰구름띠를 두른 듯 보이는 캅카스 雪山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시그나기 가는 길

드디어 설산이 저 멀리~~

여기가 여행자들이 그토록 보고싶어하는 코카서스산맥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그나기다.
말없이 앉아 바라보기만 해도 좋을것 같은 絶景이 끝없이 펼쳐진 곳.

우리는 <Three Gracia>에 짐을 풀고 3박을 하기로 했다. 138.09라리(68551원)이다.

응접실
주방
이층숙소 이 집 가족 야옹이, 어서 오세요~~

                                                                       

                                                              1박 22800원/전용욕실 ㆍ테라스

가방을 내려놓고 조지아 국민화가 피로스마니 동상이 있는 공원쪽으로 가보았다. 여행자들이 여기저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거리악사의 연주를 듣고 있었다. 동네 끄트머리에 이르니 설산이 조금 더 가깝게 보였다. 뷰가 끝내주는 그림같은 찻집에서 핫 와인을 한 잔 마셨다.

'백만송이 장미'의 주인공 피로스마니 작품 <왕진 가는 의사>

               시그나기에는 수공예품 장인들이 많다. 조지아 여인들의 솜씨로 빚은 수공예품들. 손녀 신발 두 켤레를 샀다

솔로몬 도다쉬빌리 광장   거리 가수의 노래를 멍멍이도 조용히 듣고 있다

           

                          시그나기 박물관 벽에 조각된 그림들은 시그나기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사람들 이야기다.

시그나기 전망 좋은 찻집 <메디아>
뱅쇼

 

따끈한 와인을 넘기며 지금 이 순간들에 감사한다.
특히 온갖 치닥거리 마다 않는 대니에게 더할수 없는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
내리막길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마침 대니의 팔을 끼고 있어 머리가 깨지는 봉변을 면할 수 있었다.

대니가 십년 감수했단다.

저녁은 '전망좋은집'으로 소문난 <카누도시>에서 먹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아까 차로 왔던 길을 되짚어 올라가니 뷰 포인트 옆에 식당이 있었다. 문자 그대로 코카서스 설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위치에 있는 집이다.
내가 시킨 치킨 샐러드는 전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차가운 와인에 차가운  치킨 샐러드라니~~조심조심 뱃속 비위를 맞춰가며 천천히 꼭꼭 씹어 넘겼다.

다행히 별탈없이 지나갔다.

전망좋은집 <카바도시>

치킨샐러드는 닭고기를 잘게 부숴 야채와 섞어 마요네즈에 버무린 것이었다

 

            시인에게--푸시킨

 

시인이여, 사람들의 사랑에 연연해하지 말라

영광의 칭찬은 잠시 지나가는 소음일뿐

어리석은 비평과 냉담한 비웃음을 들어도

그대는 강하고 평정하고 진지하게 남으라

 

그대는 황제, 홀로 살으라, 자유의 길을

가라, 자유로운 지혜가 그대를 이끄는 곳으로

사랑스런 사색의 열매들을 완성시켜 가면서

고귀한 그대 행위의 보상을 요구하지 말라

 

보상은 그대 속에, 그대는 자신의 가장 높은 판관

누구보다도 엄격하게 그대 노고를 평가할 수 있는

그대는 자신의 작업에 만족했느냐, 준엄한 예술가여

 

만족했다고? 그러면 대중이 그것을 힐난하며

그대의 불꽃이 타오르는 제단에 침 뱉고

어린애처럼 소란하게 그대의 제단을 

흔들지라도 그냥 그렇게 두라   (번역 정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