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열흘)므츠헤타로

맑은 바람 2024. 4. 4. 12:08

2024년4윌3일(수)
Telavi 10도~21도
연일 쾌청

*숙박은 싸게,이동은 편하게

환한 웃음으로 날 반겨주던 꽃나무와 울음소리로 추억을 소환해준 닭들과 작별을 하러 뜰로 나갔다.
Daum에선 흰꽃나무 이름을 앵두 59%. 살구 29%일 확율이 있다고 했고 Naver에선 복숭아나무나 살구나무일 거라 했다.
그러고 보니 한번도 보지 못한 살구꽃일까? 아니다, 꽃모양만으로 봐서는 사과꽃이다. 아무려나 풍성한 열매맺고 신맛나는 좋은 소스로 쓰이렴~(후에 어떤 이는 체리꽃이라 했는데 가장 신빙성이 있어 나도 체리나무로 여기기로 했다.)

닭들이 노니는 곳으로 갔더니 갑자기 긴장감이 돈다. 한눔은 저만치 혼자 떨어져 있으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후다닥 무리 쪽으로 온다. 그러더니 네 마리가 죽은 듯이 부동 자세로 서 있는게 아닌가.

내가 저희들 목을 비틀러 온 줄 아나?

미안한 맘이 들어 얼른 돌아섰다.

Valiko주인장과~

 

오전 10시 주인장 소개로 택시를 불러타고 트빌리시를 향했다.거기서 다시 므츠헤타로 들어가기로 한다.합승은 40라리, 한팀만은 80라리.우린 후자를 택했다. 이 기사님도 영어 못한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내내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 얼떨결에 조지아 음악감상 잘했다.
91km를 1시간 45분 만에 달려 트빌리시에 닿았다.
중간에 언덕꼭대기에서 한번 쉬었다. 거대하고 하얀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콤보리산> 정상이라고 한다.

조용하지만 부담없는 기사였다.
트빌리시에선 얀덱스를 불러 므츠헤타로 떠났다.(35라리)
그도 영어를 못한다고 했다.트빌리시 말고는 대체로 비영어지대인 듯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더러 어디서 왔느냐 묻는다. South Korea라 했더니 갑자기 목소리를 드높여 김정은과 푸틴은 Stupid하다고 흉을 본다. 자기는 러시아인이라면서도~
그리고 조지아 운전자들도 규칙을 지키지 않고 Stupid하다고 또 흉을 본다.한 단어 가지고도 적재적소에 잘 써 먹는다. 그 넉살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트빌리시에서  12시 20분에 출발한 차는 55분 만에 목적지 <Hotel Prime>에 도착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3층 숙소에 짐을 놓자마자 여주인은 우리를 테라스로 안내했다.눈앞에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므츠헤타에서 꼭 봐야 하는<즈바리교회>가 저만치 보이고, 가장 비중있고 장엄한<스베티즈 호벨리 대성당>이 바로 지척에 있다.
둘러보니 우리 숙소가 인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집이다. 여주인이 자랑스러워할 만도 했다.1박에 31500원밖에 안 하는 데도 이런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다니!

<호텔 프라임>도 겉보기엔 허술한 가정집이었다. 그러나 쓸모가 있는

 

이번 여행은 '숙소는 싸게, 이동은 편하게'를 모토로 삼았지만 이런 횡재를 하기도 한다.
여주인은 우리를 앉혀놓고 와인을,약술에 해당하는 질좋은 와인을 마시지 않겠느냐고 권한다.

<킨즈마라울리 와인>이라고 하는데 최고!로 치는 약술이란다.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와인을 음미하고 있는데 조지아전통빵을 들고 온다. 바로 화덕에서 꺼내온 듯한 따끈하고 바삭한~
내친 김에 식사를 하자고 이것저것 싸가지고 온 것을 풀었다.

숙소에서 바라다보이는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과 <즈와리교회>
난 이 빵에 반했다
골목길에 차를 세워놓고 할아버지가 야채와 과일을 판다

 

식후 잠시 쉬었다가 산 정상의 <즈바리교회>로 가기 위해 차를 불렀다.얀덱스가 왔다.

<즈바리교회>

'십자가 교회'라는 뜻  므츠헤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풍광이 뛰어남

쿠라강 아라그비강 므크바리강이 합쳐지는 곳
므츠헤타는 BC 10세기에 세워진 도시, 이베리아 그루지안 왕국의 수도

 

왕복 30라리. 추가요금까지 붙여서 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약간의 바가지를 쓴 것 같다. 숙소 남자주인이 기사라는데 내일 여정은 그와 함께 해야겠다.

<즈바리 교회>는 보기엔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 차로 가니 수없이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가야 한다.
걸어서는 엄두도 못낼 위치다. 이곳 신도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예배를 드리러 다녔을까? 이곳에선 성녀 니노께 촛불봉헌을 했다.우리들의 건강을 축원하는~
밖으로 나와 오른쪽을 보니 저 아래 강이 세 갈래로 갈라졌는데 두 강물빛은 누렇고 한쪽은 파랗다. 이들이 합치고 갈라지는 모습에서 삶의 원형을 본다.

대니가 요새 자꾸 어지럽다고 한다.그러게 휴대폰 좀 고만 보라고 타박을 하지만 속으론 은근히 걱정이다. 집안이나 길에서 넘어지는 게 다 어지럼 때문이 아닌가.
"나 먼저 가면 어떡할래?"
대니가 한마디 툭 던진다.
나는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당신 집안 장수 내력으로 봐서 100살 넘도록 살 거야, 걱정 말어."
사실 나는 그가 먼저 떠나면 투닥거릴 상대가 없어져 사는 게 재미가 없을 것 같다.
대니가 말한다.
"나도 당신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 "
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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