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틀)카즈베기를 향하여

2024년 4월 5일(금)쾌청
므츠헤타 8도~19도/스테판츠민다 1도~8도

오늘도 숙소 주인장의 차로 <카즈베기>를 향한다.에너지 뿜뿜--
주인장은 조지아의 평균 체중인 80kg~120kg(?)에 훨씬 못 미치는(?) 알맞은 몸무게와 큰 키(180cm정도)의 소유자다. 웃을 때 눈가의 주름 수가 많은 것으로 봐서 50은 넘은 것 같은 호남형이다.
다만 말이 통하지 않아 카즈베기까지 132km를 꿀먹은 벙어리들 모양 가게 생겨서 좀 안타까울 뿐이다.

두런두런 Broken English라도 나누며 가면 재미있을 텐데~

9시30분에 출발한 차는 꽃 피고 연두색 수양버들 늘어진 시골 마을을 지나 눈덮힌 산간 마을로 접어든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러시아로 넘어가는 대형트럭들이 끝이 안 보이게 서 있다.

카즈베기 가는 길. 러시아의 보호를 받겠다는 약속으로 지어진 <아나누리 성채>

성채 안의 교회. 조지아인이 있는 곳 어디든 교회가 있다. 그들은 십자가가 보이면 어디서든 성호를 긋는다. 84%가 조지아 정교회 신자. 치안이 좋은 이유도 되겠지?

드디어 스테판츠민다 코카서스 산자락으로 들어섰다.

 

'무모하리만큼 저돌적으로' 강행하지 않았으면 지상에서 이런 풍경을 만나 볼 수나 있었을까!

산이 높아 여기저기 굴을 내어, 등도 없는 어둡고 좁은 터널을 대여섯 개 지나고 12시 5분에(2시간 35분,160라리) 카즈베기 숙소<Guesthouse ANANO>에 도착했다.

숙소문이 안 열리자 Prime주인장은 주인과 통화해서 현관 앞에까지 짐을 가져다 준다. 이 험한 여정을 스마트하게 데려다준 <Prime Hotel> 주인장께 넘 고마워, 대니는 50라리를 팁으로 줬다. 좋은 인연에 감사한다.

손님이 오니까 좋은가 보다

ANANO 여주인이 들어왔다. 우리방은 소라형 사다리 같은 계단을 올라 이층에 있다고 알려준다.
대니가 트렁크를 들고 계단을 오르니 여주인이 내 가방(20kg가량)을 번쩍 든다. 대니가 놀라며 그냥 두라 하니까 여주인이 웃으며
"I'm strong, no problem!" 한다.
조지아인은 손만 큰 게 아니라 남녀가 모두 통뼈다!

점심은 환전소 바로 앞에 있는 레스토랑 <Terrace>에서 먹었다.
돼지고기 바베큐와 그릭 샐러드를 시켰다. 음료는 조지안 레모네이드를 시켰는데 화장품 냄새(?)가 났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조지아의 자랑 <카즈베기> '얼음'이란 뜻이다.

숙소에서 카즈베기산(5054m)과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교회(2170m)가 바로 보인다

**백두산 2750m, 한라산 1950m, 몽블랑 4808m

산정상에 조지아의 심볼 마크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교회>가 보인다

 

*숙소이야기:
나는 서울에서 Booking.com으로 조지아의 모든 숙소를 예약했다.
숙소에서 현지돈으로 지불하기로 하고, 예약 취소도 쉽고, 일정 변경도 얼마든지 가능해서 호감이 갔다.
우리가 그동안 묵은 숙소들은 대체로 게스트하우스들로 숙박비가 2,3만원대다. 트빌리시나 보르조미 같은 관광 명소는 가격대가 좀 높긴 하다.
비교적 숙소들이 깨끗하고 주인들도 친절했다. 전망 좋은 방을 찾다보니 짐을 들고 오르내리는 불편함이 따른다.대니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 미안스럽다.
숙소마다 장단점이 다 있는데 정류장과 슈퍼마켓이 가까운 게 장점인 데가 있고,주방시설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데가 있고, 가까이에 관광명소가 있어 걸어서도 다닐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곳도 있다. 오늘부터 4일 동안 묵을 <ANANO>는 이 모든 장점을 두루 갖췄다.

 

써니, 부디 행복한 시간을 가지게.
대니! 우리들의 시간을 더욱 빛나게 해줘서 고마워~~

카즈베기의 밤. 멀리 성삼위일체교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