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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양식1 (처음~115, 297~343) 앙드레 지드

맑은 바람 2024. 8. 5. 17:52

앙드레 지드/김화영 옮김/민음사/343쪽/1판1쇄 2007.10/1판14쇄 2012.4/읽은 때 2024.7.28~8.5

앙드레 지드(1869~1951)향년 82세/외아들로 태어남/11세에 부친 사망,어머니와 외사촌누이 등 여자들에 에워싸인 채 엄격한 청교도적 분위기에서 성장/신경쇠약에 시달렸다./괴테와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음/폴 발레리와 친교를 맺음/오스카 와일드와 만남/발자크를 읽음/23세에 군복무 중 결핵으로 전역함/프란시스 잠을 만나 우정을 쌓음/1893년 북아프리카 여행 중 결핵으로 신음하다 회복되면서 처음으로 삶의 희열과 동성애에 눈을 뜨고 마침내 모든 도덕적 종교적 구속에서 해방되어 돌아온다.
26세에 모친 사망/같은 해에 외사촌 마들렌과 결혼, 다시 아프리카로 신혼여행/1896년 5월 라 로크 마을의 최연소 市長이 됨/1897년 <지상의 양식地上의糧食> 발표/같은 해 그의 男色 친구 앙리 게옹을 만남/1898년 아내와 이탈리아 여행 중 남색을 즐김/1909년 <좁은문> 발표/1913년 젊은 작가 로제 마르탱 뒤 가르를 만나 죽는 날까지 교제함/1914년 <교황청의 지하실> 발표 **'지하도'가 아니라 '지하실'이 정확한 표현이라 함**/1916년, 목사의 아들 16세 소년과 동성애 괸계를 가짐/1919년 <전원교향곡>발표/1935년 <새로운 양식> 발표/1937년 6월 공산주의와 결별 선언/1938년 마들렌 사망(71세)
"나는 그녀를 잃고나자 곧 내 존재 이유가 다했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내가 왜 사는지 더 이상 알 수가 없었다."
(마들렌은 남편의 男色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참 뻔뻔스러운 지껄임 아닌가!)/1947년 6월 옥스퍼드 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11월 노벨문학상 수상(그의 나이 78세)/1951년 2월 폐충혈로 사망
**1952년 로마카톨릭 교회가 지드의 전 작품을 禁書로 규정함

<지상의 양식>은 시,일기,여행기록, 허구적인 대화 등 다양한 장르가 통합된 형식으로 아프리카 여행 당시의 해방감과 생명의 전율을 노래한 작품이다.
대표작 <좁은문> <교황청의 지하실>,<전원교향곡>이 있고 194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싸르트르와 카뮈에 영향을 끼쳤다.

불멸의 작가 앙드레 지드가 부르는 육체와 정신의 해방찬가.
순간에 천착하라!
욕망에 충실하라!
모든 정신적 굴레를 벗어버려라!--김화영

"다 읽은 뒤에는 이 책을 던져버려라. 그리고 나를 떠나라"--앙드레 지드

"나의 이 책이 그대로 하여금 이 책 자체보다 그대 자신에게--그리고 그대 자신보다 그밖의 다른 모든 것에 흥미를 가지도록 가르쳐 주기를" 이것이 바로 그대가 <지상의 양식>의 머리말과 마지막 문장들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16)나는 이 책이 그대에게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어느 곳으로부터든, 그대의 도시로부터, 그대의 가정으로부터, 그대의 방으로부터, 그대의 생각으로부터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기 바란다.
(15)나타나엘과 메날크:
*나타나엘은 그리스어로 '신의 선물'을 뜻한다.
여기서는 話者(시인자신)의 제자이름/가상의 대화 상대
(지드의 대화상대 나타나엘을 독자인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읽는 재미가 더하다)
*메날크는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가리킴
(35)저녁을 바라볼 때는 마치 하루가 거기서 죽어가듯이 바라보라.
그리고 아침을 바라볼 때는 마치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대의 눈에 비치는 것이 순간마다 새롭기를
賢者란 모든 것에 경탄하는 자이다
(44)세상에는 기상천외의 병들이 있으니 그것은 곧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바라는 병이다.
(어려운 문장이 없으니 난해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지독히도 '재미'가 없다. 책장을 그냥 덮어버릴까 하는 유혹을 끊임없이 받는다. 아무래도 작품해설을 먼저 읽어봐야겠다. 343쪽 중에서 해설이 37쪽이나 되니 나같은 독자가 많은가 보다)
 
(297)작품해설1
<지상의 양식>--맨발에 닿는 세계의 생살, 혹은 소생의 희열
이 책이 처음 발표된 것은 1897년이다.이 책과 우리 사이에는 110년(2007년 현재)이라는 긴 세월이 가로놓여 있다.우리가 이 책에 담긴 메시지와 영원히 새로워지는 열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책이 쓰이고 발표되고 많은 젊은이들에게 놀라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던 그 당시, 즉 19세기 말엽 프랑스의 문학적ㆍ 정서적 환경으로 되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298)당시의 새로운 작품들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고 소설도 시도 에세이도 아닌, 그러나 동시에 그 모두인 것이 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지상의 양식>이 고전적이고 전통적 분류 방식의 시각에서 볼 때 雜種의 작품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1897년 대중의 몰이해를 가져온 이 작품의 진정한 독창성은 1927년판 서문에 밝혀져 있다.
"나는 문학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인공적 기교와 고리타분한 냄새로 찌들어 있던 시기에 이 책을 썼다. 당시 나는 문학이 다시금 대지에 닿아 그저 순박하게 맨발로 흙을 밟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겼다. 이 책이 얼마나 그 시대의 취미와 충돌하였는가는 당시 이 책이 인기를 얻는 데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음식이 얹힌 기분이었는데 뻥 뚫렸다. 지금도 인기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
(305)작품에 영향을 미친 어린 시절과 소년 시절: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하여 부유한 사촌과 결혼, 그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50대가 넘어서자 그의 문학은 결코 무시하지 못할 수입원이 되었다.
그럼에도 어머니 집안의 청교도의 영향으로 낭비에 대한 혐오와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그의 생활을 지배했다.아울러 신에 대한 사랑보다 죄에 대한 두려움을 앞세워 지드는 심약한 아이로 자랐다.
그러나 그가 24세 되던 1893년 10월, 친구와 함께 아프리카여행을 떠남으로써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
그후 귀국해서 외사촌 마들렌과 결혼,1895년10월 다시 아프리카로 신혼여행을 떠나 7개월간 그곳을 여행하며 윤리적ㆍ종교적 해방을 맛본다.
뒤이어 그는 기존의 문단 경향을 벗어남으로써 문학적 해방을 맛보고 사회적 환경과 가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개인의 해방도 성취한다. 그 증거물이 <지상의양식>이다.
(311)지드에게 영향을 끼친 책들:성서,괴테작품
(312)메날크는 누구인가?
오스카 와일드, 베르길리우스, 지드의 인격의 다소 과장된 모습, 혹은分身
**뒷페이지에서, <지상의 양식>은 앙드레 발테르의 청소년기와 메날크의 청년기를 결산하는 작품이라고 명시한다.
(314)이 기이한 책의 숨은 구조:
1장:
1)책의 주제와 키워드가 소개되는 프렐뤼드(전주곡)
2)시인자신이 오늘의 재생과 부활에 이르게 된 변화의 과정을 요약하는 회고
3)감각론적인 복음서로 책을 통해서 얻은 교양의 거부를 선언
2장:
더 이상 죄의 두려움에 억눌리지 않는 삶의 강렬함과 순간의 향유를 지향하는 개인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인 

"준비된 마음의 대기상태"라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가 소개된다.
3장:
여행과 꿈과 추억을 통해 관능을 노래한다. 그러나 폭풍 뒤에 찾아든 항구, 모험 끝에 되돌아가는 기항지에의 욕구를 나타내는, <지상의 양식>의 '反주제'로 마감된다.
4장:
메날크의 발언에 이어 베르길리우스의 <목가>나 데카메론을 연상시키는 시적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를 거쳐 피로와 실망의 기운이 엿보이는 마지막 장으로 끝난다.**divertimento:가볍고 유쾌한 성격의 18세기 음악 양식
5장:
'비 많은 노르망디 땅'에서 한숨 돌리는 휴지의 장
6장:
'린세우스'는 샘물, 잠자는 자리, 도시들 같은 가시적이고 육체적 지각으로 감지 가능한 사물들을 노래한다. 그리고 다시 해가 떠오르는 날들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7장:
다시 아프리카와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막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다소간의 환멸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의식과 '돌연한 맛'의 삶으로부터 시인은 자신이 걷는 길이 바로 자신의 길, 반드시 밟아가야 하는 길이라는 확신을 얻는다.
8장:
주제들을 전반적으로 다시 다루며 흘러가 버리는 시간의 슬픔을 느끼게 하는 한편 他者를 향하여 마음을 여는 것이 긴급하다는 점을 역설
 
(318)이 작품은 당시(19세기 말)의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새롭고 독창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다만 당시 19세였던 비평가 에드몽 잘루만이 책의 본질을 꿰뚫었다. 그는 이렇게 평했다.

"내가 아는 한 가장 아름다운 책들 중 하나이다. 우리가 가장 초조하게 기다려왔고 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책이다. 따라서 책은 시의 적절한 때에 나왔고 장차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금세기가 베르테르와 르네의 영향을 받았듯이 아마도 다음 세기의 문학은 이 책의 주인공인 메날크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이 절묘하고 기이한 책이 권하는 것은 바로 낙관과 삶에 대한 사랑, 깊고도 새로운 사랑인바 다른 그 어떤 문학 속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이런 감정은 젊은 작가들 사이에 거의 일반화된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작가도 앙드레 지드만큼 기막힌 아름다움과 광채로 그 감정을 표현한 적이 없다."
(번역서의 한계! '기막힌 아름다움과 광채'를 原文 아니고서 어떻게 알 수 있을까!)

(322)작품해설2
<새로운 양식>--개인의 시각에서 만인의 지평으로
1935년 출판/공산주의 지지자/프랑스 문단의 맹렬한 공격을 받는 가운데 모스크바 정부의 초청으로 소련여행을 떠난다.
(325)소련의 언론에 소개된 <새로운 양식>에 대한 소개 글:
"--자기들 문명의 종말을 슬퍼하는 부르주아들의 탄식 속에서, 어둠의 저 끝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지식인들의 신경질적인 절규 속에서 지드는 그의 당당한 범신론을 선언한다.이리하여 무상의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작품인 <새로운 양식>은 동시에 투쟁의 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327)지드는 죽는 날까지 변함없는 '좌파'작가였다. 다시 말해서 그는 발전과 인간의 프로메테우스적인 힘을 믿는 지식인이었다.
(331)<새로운 양식>은 완전한 작품이 못된다. 60대의 지드가 내놓은 이 책은 그가 행복하고도 믿음이 넉넉한 평온에 도달했던 한 시점에서 적절하게 표현한 그의 휴머니즘을 요약한 작품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처녀림에 譯者의 안내용 지팡이가 없었더라면 이내 포기할 뻔했다!)

(다시 앞 부분으로~~)
(58)쾌락! 이 말을 나는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싶다.나는 이 말이 '안락'의 동의어였으면 좋겠다. 아니 그저 '존재'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했으면 좋겠다.
(63)나뭇가지 밑에서 서로 끌어안은 섬세한 육체들, 내 섬세한 손가락으로 진주빛 살결을 만져 보았어라.
소리없이 모래 위에 내려놓는 그의 섬세한 발을 나는 보고 있었지
(이 책에 처음 등장한 동성애 암시-역자 註)
(76)선택의 의미: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언제나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선택이 내게는 고르는 것이라기보다는 고르지 않은 걸 버리는 것으로만 보였다.휘황찬란한 것들이 가득한 시장에 들어섰지만 쓸 수 있는 돈이라고는 너무나 적은 액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쓸 수 있는 돈! 선택이란 영원히,  언제까지나,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는 걸 의미했다. 수많은 그 다른 것들이 어떠한 하나보다도 여전히 더 좋아보였다.
(80)'시인의 소질이여, 그대는 끊임없는 만남의 소질이로다'하고 나는 소리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사방에서 무엇이건 다 맞아들였다.나의 영혼은 문을 활짝 열어놓은 네거리의 주막이었다. 들어오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이나 들어올 수 있었다.나는 유순하고 상냥하게 나의 모든 감각을 통해 무엇이든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 있어 개인적인 생각이라곤 하나도 가진 것이 없을 만큼 귀를 기울이는 청취자.지나가는 모든 감동의 포착자가 되었으며 무엇에든 저항하기보다는 차라리 아무것도 나쁘게 여기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반동만을 나타냈다.게다가 나는 곧 醜한 것에 대하여 별로 혐오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美에 대한 나의 사랑의 밑받침이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앙드레 지드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말들!)
(86)앙드레 지드의 사랑법:
남자이건 여자이건 어느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정,애정,혹은 사랑을 사랑한다는 생각이었다.한 사람에게 사랑을 줌으로써 다른사람에게서 그것을 빼앗는 결과가 될까봐 나는 나 자신을 줄 뿐이었다. 어느 누구의 육체나 마음을 독점하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보기에 모든 편애는 부당한 것으로 보였다. 모든 사람에게 머물러 있고 싶었으므로 나는 어떤 한 사람에게 나 자신을 주지 않았다.
(89-90)순간의 소중함:
미르틸이여, 우리는 순간에 찍히는 사진과 같은 생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다.앞으로 올 것이 생겨나기도 전에 거기서 과거는 송두리째 죽어버린다. 순간들!  미르틸이여, 너는 알게 될 것이다. 순간들의 현존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진 것인가를! 왜냐하면 우리 생의 각 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과 바꿔질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때로는 오직 그 순간에만 온 마음을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미르틸,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네가 알기만 한다면, 너는 이 순간 아내도 자식도 잊어버리고,지상에서 홀로 신 앞에 있을 수 있을 것이다.---닫혀 있는 모든 문 뒤에 신은 있는 것이다. 신의 모든 형상은 사랑할 만한 것이며, 그리고 모든 것이 신의 형상인 것이다.
(90)베네치아에서 나는 지극히 아름다운 창녀를 만났다.나는 사흘 밤을 줄곧 그녀를 사랑하였다. 그토록 그녀는 아름다웠던 것이다. 나는 그 창녀에게 배를 팔아버렸다.아니, 그녀에게 주어 버렸는지도모르겠다.
(92)내가 나의 신변에 일어난 사건들 덕택에 행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사건들이 나에게 유리하긴 했지만 나는 그것들을 이용하진 않았다.나의 행복이 부유한 재산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믿지도 말라. 지상에 아무런 집착도 갖지 않는 나의 마음은 항상 가난하였다. 그러므로 죽기도 수월할 것이다. 나의 행복은 열정으로 이룩된 것이다.차별없이 모든 것을 통하여 나는 열렬하게 찬미하였다.
(앙드레 지드의 젊은날의 삶의 단편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쾌락주의자인가, 향락주의자인가?세상의 복이란 복은 다 누리고(부유한 집안 출생,해로한 아내,다양하고 유명한 사람들과의 교제, ) 하고 싶은 거 (여행,저술,연애)다 해 보고, 귄력과 명성까지 누리며 당시로서는 장수까지 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의 문란한 남색은 도저히 호감을 느낄 수 없게 한다.
역자의 해설과 작가연보를 보고 나니 책의 나머지 내용은 더 알아도 몰라도 그만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