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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각본 김지혜

맑은 바람 2024. 12. 5. 23:21

김지혜지음/창비/초판2023.8/247쪽/읽은때 2024.12.1~

김지혜:강릉 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독서모임의 지정도서가 아니었더라면 내 손으로 직접 고를 만한 책은 아니다.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창비'에서 내놓은 책이니 어느 정도 믿고 읽을 만한 책인가 보다 한다.)

차례
프롤로그. 가족이라는 각본
(15)이 책은 가족각본에 관한 무수한 의심과 질문을 던질 뿐 해답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함께 가족각본을 똑바로 마주한다면, 엉켜있는 질문들을 풀어낼 가닥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1장.왜 며느리가 남자면 안될까
(24)며느리의 도리;
첫째는 시부모에게 효도해야 하고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어야 한다.

둘째는 집안 제사를 받드는 일과 손님 대접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셋째는 밤낮으로 부지런히 바느질ㆍ길쌈ㆍ누에치기 ㆍ음식 마련에 힘을 써야 하고 일상의 살림살이에 근검절약해야 한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중에

며느리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이, 마치 어느 회사의 업무분장표를 보는 듯하다.
---공공기관이나 시민단체로 치면 사무처장 정도일 거 같고,기업으로 치면 전무이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직업여성이면 시어른들은 더 좋아한다.아이들 봐주는 일은 그리 어렵게 생각하지 않지만 가정의 수입원이 늘지 않는가. 그렇다고 살림살이에서 며느리 몫이 줄어들지는 않을 테니까. 오죽하면 한 남자와 결혼하는 게 아니라 한 집안과 결혼하는 거라는 말이 다 생겨났을까)
(40)'며느리가 남자라니'구호를 들으며 성소수자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생간다면, 먼저 며느리는 여자, 사위는 남자여야 한다는 관념을 의심하고 질문해 보면 좋겠다.
---며느리의 역할을 남자가 하면 왜 안 되며, 사위가 여자이면 무엇이 문제인가? 며느리와 사위에게 어떤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인가? 원치 않는 며느리나 사위를 반대할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은 지키고 보존해야 할 불변의 가치인가?
(이 책을 읽어내려면 '열린 마음, 열린 思考'가 있어야 할 텐데 슬며시 짜증이 올라오는 까닭은 무엇인가?)

2장.결혼과 출산의 절대 공식
(45)동성커플 법으로 인정한다면?
동성커플이 결혼한다고 기존에 결혼하던 이성 커플이 결혼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데, 무엇이 파괴된다는 말일까?
(내생각--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하면 그동안 쉬쉬하거나 하고 싶어도 자제해 왔던 이들이 봇물 터지듯 동성간의 결혼을 할 게 아니냐. 그러면 당연 이성간의 결혼이 줄어들고 출산율이 떨어질 게 아니냐 하는 염려가 왜 없겠는가)
(읽기는 다 읽어야겠는데 왜 이리 지겨울까? 사회문제에 그리 적극적인 관심이 없는 데다 나이 팔십을 바라보면서 결혼ㆍ출산ㆍ양육의 문제를 읽고 있으니 왜 안 그렇겠는가! 아무래도 이 책은 내게 맞지 않는 옷이다.)
(59)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출생 통보제':2023년 6월 결정사항
출생등록을 부모의 권리나 의무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부모와 상관없이 보장되어야 할 아동의 기본권으로서 인정했다는 의미다.즉 출생신고를 부모에게만 맡기지 않고 의료기관이 지방자치단체에 출생 사실을 통보하게 하는 제도다.(晩時之嘆!)

3장.초대받지 않은 탄생, 허락받지 못한 출산
(노인의 시각으로는 해괴한 사건들)
사례1)(2021.10)유방절제술을 받고 호르몬 요법을 받아 남성이 된 여성이 '성별정정허가신청'끝에 남자가 되었다.
그런데 법원은 신체의 온전성을 지켜준다는 이유로 그의 자궁과 난소는 그대로두었다.
사례2)해외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이 아이를 낳았다.
(75)떠나야 하는 아이;
1966년 4월 현재 전국에 4만 명의 혼혈 성년이 있었다

( 6.25의 산물/홀트아동복지회/해외 입양의 계기/정부는 혼혈아 전원을 해외로 입양시킬 계획이었다 한다/입양을 통한 외화수입도 있었다/현대판 인신매매?/2019년 현재까지도 연간300명 이상의 아이들이 해외 입양되었다.)
(78)그런데 정말 해외입양 외에 다른 길이 없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이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다.)
(80)당시 대통령인 이승만은 반공과 통일을 목표로 단일민족의 혈통과 공동 운명을 강조하는 一民主義이념을 세웠다. 그런데 아이러니학게도 대통령 자신의 부인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성이었다. 부계 혈통 가부장제에서 아내가 외국인인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91)우리는 누군가의 출산을 막을 것이 아니라 출생으로 등장하는 예측불가한 구성원을 위해 변화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임신ㆍ출산이 국가적 수단이 아니라 국가가 보장해야 할 개인의 권리임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4장.역할은 성별에 따라 평등하게?
(100)가족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실제 삶에서 가족이란 생활공동체라는 성격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던가? 어쩌면 좋은 양육자란 사실 성별과 별로 관계 없을지도 모른다.
(114)한국 최초의 여성 인권 선언문:

'어찌하여 신체수족 이목이 남자와 다름없는 한 가지 사람으로 深閨에 처하여 다만 밥과 술이나 지으리오(---)우리도 革舊從新하여 타국과 같이 여학교를 設始하고 각각 여아들을 보내어 갖가지 재주와 규칙과 행세하는 도리를 배워 향후에 남녀가 일반사람이 되게 하려고 곧 여학교를 설시하오니(--) 1898년 9월 1일 이소사 김소사의 이름으로 발표된 <女權通文> 중에서
----이 선언문을 기념하기 위해2019년 개정된 <양성평등기본법>은 매년 9월 1일을 '여권 통문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5장.가족각본을 배우는 성교육
(125)이들이 생각한 성교육이란 여성의 '정조'를 지키기 위해 '여성'을 단속하는 일종의 '훈육'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3세 소녀의 임신으로 불거진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언론과 교육기관의 입장 표명은 모든 여성을 분노케 한다. 남성 위주의 사회분위기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144)만일 학교가 가족 질서를 유지하는 소임보다 개인의 교육받을 권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학생이 임신을 했다거나 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교육 기회를 빼앗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는 가족이 아니라 교육기관이니까 말이다.

(다른이들의 견해를 듣고 싶은 부분, 내가 입을 열면 당장 '꼰대'라고 생각할 테니까.)

6장.가족각본은 불평등하다
7장.각본 없는 가족
(176)(대한민국에서도) 2006년 대법원이 트랜스젠더의 성별 정정을 허용했다.
(186)건강가정기본법:
"혼인ㆍ혈연ㆍ입양"으로 구성된 가족을 건강가정으로 상정하고 이혼가정 등 그외의 가족형태는 "가족해체"로 규정하여 예방하는 법이다.
---가족 해체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의 결과나 더욱 인간다운 삶을 위한 개인의 선택일 수도 있는데 이법은 가족이 깨어지는 것 자체를 건강하지 않다고 규정하고 시작한다. 혼인ㆍ혈연ㆍ입양으로 한번 구성된 가족은 영원히 유지되어야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전제를 설정하였다.
(188)'위기'나 '해체'라는 말:
지금의 한국은 과거보다 결혼을 적게 하고 이혼을 많이 한다.이 사실을 두고 가족의 '위기'나 '해체'라고 묘사하는 것과 가족의 '변화'나 '다양성'의 증가라고 표현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의 '위기'와 '해체' 담론은 특정가족 형태를 '옳다'고 전제한 진단이다.
전자는 공포를 조장하고 과거로 회귀하게 만든다. 반면 후자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새로운 제도를 만들게 한다.
(공감! !)
(189)계층적 불평등의 현실:
지금의 가족제도는 '있는 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없는 자'는 가족생활을 유지하기도, 새로운 가족을 꿈꾸기도 어렵다.---이런불평등한 현실에 눈 감으며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사회는 부조리하다.
(191)가족 각본이 만들어낸 불평등의 결과:
어느 부모에게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아기 때부터 매겨지는 계급--한부모가족, 입양가족, 재혼가족, 이주배경가족, 조손가족, 비혼가족, 동성커플가족,트랜스젠더가족 등모든 가족은 다양한 삶의 양식이다.그런데 가족각본이 이러한 삶을 열등하고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하여 낙인을 새기고 차별을 정당화한다.
(194)동성결혼 제도화의 현실:
네델란드 2001년, 영국 2013년,미국 2015년, 독일 2017년 등 34개국에서 동성결혼 인정
(200)우리는 지금 성별이 사람의 인생을 규정하던 시대를 넘어가고 있고, 부조리한 가족각본을 벗어나 모두의 존엄하고 평등한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에필로그 마피아 게임
(210-211)지금 한국사회의 저출생이 국가적 위기라면, '인구'가 줄어서가 아니다. 웬만해서는 사람이 태어나 살 수 있는 땅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돌봄의 공동체가 시간과 마음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어려운 사회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인구정책은 가족정책이 아닌데,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는 사회를 또 반복하며 우리 삶의 시간은 흘러간다. 그래서 묻고 싶다. 이제 우리, 가족각본을 벗어날 때도 되지 않았나요?
(지극히 당연하게 가족각본대로 살아와서 이런 이야기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문제의식조차 가져본 적이 없다. 모임의 회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려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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