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Franken Stein/ 메리셸리/ 김선형 옮김/ 문학동네
메리셸리: 1797-1851 영국
<프랑켄슈타인>은 그녀의 19세 때 데뷔작. 1818년 첫 출간
19세의 그녀는 이미 결혼 3년차의 주부였다. 53세에 뇌종양으로 죽을 때까지
짧은 생애 동안 부와 사랑과 명예와 굴욕과 가까운 이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과 배신을 모두 겪었다.
당시 여성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여행도 많이 다녔다.
프랑스-스위스-독일-네덜란드-이탈리아
한마디로 짧고 굵고 풍부하게 삶을 누리고 갔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에게 그녀의 사상과 인생관을 녹여 부은 후에.
지난 9월 20일부터 성북 50+의 여행인문학 강의를 듣기 시작했어.
홍유진 여행작가가 진행하는 강의인데 미모의 젊은 선생이 아는 것도 많고 얘기를 얼마나 감칠맛나게 하는지 한번 이야기에 빠지면 정신 놓고 듣게 돼.
지난 학기에도 그 선생의 강좌를 들었는데 2학기에 또 강의를 한다기에 재빨리 등록했지.
다음 주엔 스위스 제네바와 프랑켄슈타인 얘기를 한다길래 이 기회에 <프랑켄슈타인>을 읽어봐? 하며 책 주문을 했어.
아니,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내가 왜 이제야 만났지? 하며 양념 잘된 불고기구이를 한입씩 입에 넣듯 맛있게 읽었어.
그동안 읽고 있던 <열하일기>와 <먼나라이웃나라 중국>편은 저만치 밀어놓고--
워낙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나인데도 이틀 만에 읽었다는 사실-기뻐해줘, 친구야.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이름인 줄 알았어.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창조주였더군. 제네바 명문집안의 촉망받는 젊은 과학도-
인간을 죽음에서 구해보겠다고 만들어놓은 인조인간이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험상궂고 끔찍한 모습의 소유자로 태어나게 된 거야.
당연히 사람들은 그를 먼발치에서 보기만 해도 걸음아 날 살려라 달아나 버리고, 흉측한 외모에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기절하기도 하고, 심지어 개울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건져주었는데도 오히려 총질을 해서 상처를 입히고--
그러니 아무리 그가 사랑과 정을 주고 싶어도 그 어디에도 받아들이는 인간이 없으니 슬프고 외로운 나머지 인간에 대한 미움과 복수심이 싹틀 수밖에--
결국 그의 복수의 대상은 그를 창조한 프랑켄슈타인에게로 향했지.
사랑하는 동생을 죽이고, 그가 목숨처럼 아끼는 친구를 죽이고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그의아내까지 죽이고 말아.
절망에 빠진 프랑케슈타인은 목숨을 내려놓고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어 했지만 그 괴물을 쫓아가 죽여 없애지 않고는 죽을 수 없다는 생각에 북극의 얼음바다까지 쫓아갔어.
그렇지만 이미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프랑켄슈타인은 탐험대의 배 안에서 눈을 감고 말아.
이날 밤 괴물이 찾아왔어.
그는 그간에 이 세상 어떤 인간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얘기를 하는 거야.
그러면서 이제 복수할 대상이 없어졌으니 더 이상 아무도 해치지 않고 죽어버리겠다고 선언한 후에 시야에서 사라졌어.
지상에서 아무도 그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창조주는 그에게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어)
그렇게 갈구하던 친구하나 만들 수 없어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괴물-
무섭고 끔찍하기만 할 줄 알았던 괴물이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대상으로 보이지 뭐야. 완전 반전이지?
그가 남기고 간 말이 귓가에 맴도는군.
-나는 여전히 사랑과 우정을 갈구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전 인류가 내게 죄를 지었는데, 나만 유일한 범죄자라는 멍에를 써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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