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고 싶은 길-조정권 같이 살고 싶은 길 조정권 1. 일년 중 한 일 주일에서 열흘쯤 혼자 단풍 드는 길 더디더디 들지만 찬비 떨어지면 붉은 빛 지워지는 길 아니 지워버리는 길 그런 길 하나 저녁 나절 데리고 살고 싶다 늦가을 청평쯤에서 가평으로 차 몰고 가다 바람 세워 놓고 물어본 길 목적지 없이 들어가 본 외길 땅에 ..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0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황지우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황지우 긴 외다리로 서있는 물새가 졸리운 옆눈으로 맹하게 바라보네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를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잘나가는 이들은 기울 때를 경계하고, 실의에 빠진 이들은 저물 때에 더 빛나는 바다처럼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0
어떤 적막-정현종 어떤 적막 정현종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고 쓸쓸함은 가이없이 퍼져 나간다 그 .. 글사랑방/애송시 2009.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