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90년생 아이들과 놀기

맑은 바람 2009. 5. 6. 18:07

 

 

 

저 유영이에염...

아싸~! 내일 국어 또 들었다~!^^*

넘 좋아!! ㅋㅋ

저 지금 원래 90년생이에요

학교 일찍 들어가서,, 핫...

참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남자애는 연하예요...^^;;

운동 잘 하고 공부 잘 하고,,,

얼굴은 귀여우면서 잘생기고 예의바르고 성격 좋고,,

상대방 배려할 줄 알고,,, 너무 착하고,,

걔를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데요... =^.^=

그런데 왠지 저는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 애와 더 친하고 그 애가 저를 관심 있게 봤으면 하는데... "

 

***하루 걸러 보내오는, 중1 짜리 여학생의 e-mail 내용이다.

그뿐인가?

 

"과학실이 몇 층에 있나요?"

교실에서 한 녀석이 교무실에 있는 내게로 보내오는 문자메시지다.

"선생님, 아침에 죄송한데요, 과학상자 오늘 가져가는 거예요?"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신호음과 함께 날아온 문자메시지-

시도 때도 없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또 몽롱하게 잠이 쏟아지는 자정 무렵에도

메시지가 수시로 뜬다.

 

**의사 표시에 거침이 없고, 궁금한 건 잠시도 못 참는다.

그 아이들한테 '선생을 어려워하라'는 건 무리한 요구다.

  교장선생님이 집게와 비닐 봉투를 들고 열심히 휴지를 줍고 다녀도 그 앞을

태연히 지나간다. 젊은 선생님과 농담 따먹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선생님을 덥석

끌어안는 건 예사다.  맹랑하다 해야 할지, 발칙하다 해야 할지-

 

 그러나 크게 걱정 할 것 없는 것이,

삶의 양식이 바뀌었을 뿐이지, 지금도 바르게 생각하고 사회에 비판적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이 쑥쑥 잘 커가고 있다.

 

                                                            200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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