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서울

백제 역사 문화 탐방

맑은 바람 2009. 6. 7. 23:11

◎이형구 교수와 함께한 백제역사문화 탐방◎

<풍납 토성→ 몽촌토성→ 전시관→ 석촌동 고분→ 방이동 고분→ 이성산성→ 춘궁리 유적지>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서울도 2000여 년의 세월에 걸쳐 浮沈을 반복하고

오늘에 이른 도시다.**이것이 오늘의 話頭

 

교사 대상 전통문화 연수 5일째에 접어든 날, 이형구 교수의 인솔 아래 버스 두 대로

백제역사문화 탐방 길에 오르다.

8시30분에서 2분 늦게 한국의 집을 출발--칼같이 정확히 시간을 지킨 선생들이 고맙다.--

우선 풍납(바람들이) 토성을 향해 갔다.

 

 <풍납토성>은 백제가 세력을 떨치던 500년 동안의 왕궁 터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20여 星霜을

강력히 주장해 온 이형구 교수의 말이 어느 정도 공감을 얻고 있는 시점에서 時宜 적절한 답사다.

토성 안쪽으로는 일찌감치 개발의 ‘바람이 불어들어’ 현대아파트, 극동아파트를 비롯하여 빼곡하게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바깥으로는 철제 담이 둘러쳐져 있어 그저 담장 바깥에서 남의 집 엿보듯 풀이

무성하게 덮여 있는 토성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올림픽 공원 안에 드넓게 자리한 <몽촌(꿈마을-곰말)토성>은 구릉을 자연스레 이용하여 성을 이룩한,

 풍납의 왕궁을 보호하기 위한 외곽 성이다.

이곳은 다행히 올림픽공원으로 수용되어 보존상태가 비교적 온전한 편(?)이다.

공원 한 켠에 자리한 <몽촌 역사관>엔 최근 이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백제문화의 일편을

 엿보게 했다.

 

<석촌동 고분>-얼마 전까지도 별 생각 없이 공원인가 하고 두어 번 이 동네에 사는 친구 따라 들어와 본 적이 있는 이곳이 백제 유수한 왕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니--- 이곳에 있는 적석총 4기의 보존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군분투한 이야기와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520억 원을 내놓아

 이 지역 정비를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형구 교수에게 백제 혼이 씐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방이동 고분>군으로 이동하면서 들은 ‘가락동 고분 이야기’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하는 것이었다.

7기의 고분이 발견되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고 진정하는 중에, 어느 날 가보니 7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단다. 틀림없이 여러 가지 분쟁의 소지가 있으리라 예상되어 건설회사에서 하루아침에 불도저로

 밀어 부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다.

제 역사도 고의적으로 파손해서 역사를 왜곡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람들이 무슨 낯으로 남의 나라

역사 왜곡 운운하느냐 말이다. 야만스런 인간들 같으니라구--

 

방이동 백제 고분군엔 8기의 고분이 각각 4기씩 서북쪽과 동남쪽으로 나뉘어 있는데 왕의 가족이나

인척의 묘로 추정된다. 이곳은 상당히 넓은 면적에 걸쳐 정화 작업이 이루어져 보존 상태가 양호했다.

 

답사의 마지막코스는 판교 구리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화성산성이 멀리 바라다 보이는 곳에 위치

한 <이성산성>이었다.

날씨는 거의 숨을 헉헉거리게 만들 정도로 찌는 듯해서 설명을 듣기 위해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짠물이 눈으로 들어가 따가웠다.

그러나 모두들 원해서 하는 일이라 불평을 입 밖에 내는 이는 찾아 볼 수 없고 묵묵히 땀들만 닦아내고

 있었다.

나야 나이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런 저런 상황에 쉽게 적응한다지만 상당수의 선생들이 30안팎의 젊은 선생들인데 그런 모습을 보니 참으로 기특한 생각이 들고 나라의 앞날이 밝으리라 기대된다.

 

이교수의 걸음으로는 5분밖에 안 된다는 거리를 나는 한 15분 걸어 <춘궁리 유적지>로 갔다.

그곳엔 고려 때 쌓았을 거로 추정되는 탑이 두 개나 있고 단독 건물이지만 불전을 모신 대웅전이 한 채

 있어, 백제 유적지라기보다 고려 때 거대한 규모의 절이 있었던 자리가 아니냐는 추정을 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발굴되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되고 있는 불상이 이 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상으로 오랫동안 여러 학자들에 의해 백제 유적지로 추정되는 곳을 모두 둘러보았다.

이교수의 말---기존 학설을 뒤집는 학설도 귀중한 가치가 있다. 아닌 걸 아니라고 하는 것도 학문이다.

 

오늘 우리가 답사한 코스가, 이교수가 앞으로 백제역사문화 탐방코스로 개발하고 싶어하는 코스라고

 흐뭇해하며 인사의 말을 하셨다. 모두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2001년 7월 27일 장마 중에 햇볕 쨍쨍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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