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 강의 아침**
맑은바람
-눈 덮인 히말라야로부터 힌두스탄 평야를 적시고
뱅골 만으로 흘러드는 인도인의 젖줄, 성스러운 어머니 강-
강 위에 배를 띄운다.
즐비한 갓트 뒤로 힌두교 사원들이
산맥처럼 솟아 있고
강 언덕엔 명상하는 사두들
강가엔 세탁부들의 빨래가 한창이다.
수탉은 모이 한 번 쪼고
길게 목청 돋우고
강물에 몸을 씻는 남녀노소,
물 위에 몸을 띄우고 요가하는 사람들
이제 막 다비 의식을 끝내고
기름에 불을 붙인다.
한줌 불꽃으로 타올라 마침내
굴레에서 벗어난 영혼이 떠난 자리엔
비둘기들이 모여든다.
무언가를 열심히 쪼아먹고
강아지들은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재 위에서 뒹굴고 있다.
나도 *메리골드
꽃띠 두른 초에 불 붙여
강물에 띄운다.
별빛 소망을 실어
배 위의 일행들은 웅성거림을 멈추고
잠시 침묵으로 난 길의 순례자가 된다.
(2002. 5. 3)
*메리골드: 인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노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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