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인연과 필연

맑은 바람 2009. 5. 4. 10:24

 

    인연(因緣) 과 필연(必然)


오늘 내가 빈천하거든 베풀지 않았음을 알며
자식이 나를 돌보지 않거든
내 부모를 내가 편히 모시지 않았음을 알라.

남의 고통 외면하고
악착스레 재물 모아 자식 주려 하였거든
일시에 재가되어 허망할 때 있을 것을 각오하라.

상대는 내 거울이니 그를 통해 나를 봐라.
빈천자 보이거든
나 또한 그와 같이 될 것을 알고 보시하며
부자를 만났거든
베풀어야 그 같이 될 것을 알아라.

가진 자 보고 질투하지 마라.
베풀어서 그렇고
없는자 비웃지 마라.
베풀지 않으면 너 또한 그러리라.

현세의 고통은 내가 지어 내가 받는 것
뿌리지 않고 어찌 거두랴.

뿌리는 부모, 줄기는 남편, 열매는 자식
부모에게 거름하면 남편 자식 절로 되고
뿌리가 썩어지면 남편 자식 함께 없다.

단촐하다 좋다 마라.
다음 생애 어디가나 첩첩 산골 외딴곳에
외로워서 어찌 살며
오손 도손 화목한 집 서로 도와 만났느니라.

오래 살며 고통 보면 부모 지천 원인이고,
불구 자식 안았거든 부모 불효 과보니라.

내 몸이다 내 입이다 마음대로 하였느냐.
네 몸이 도끼 되고 네 말이 비수 되어
한 맺고 원수 맺어 죽어 다시 만난 곳이
이 세상 너의 부부 너의 자식 알겠느냐.

누굴 원망하고 누구를 탓하느냐.
지은 자도 너였었고 받는 자도 너이니라.

오는 고통 달게 받고 좋은 종자 다시 심어
이 몸 받았을 때 즐겁게 가꾸어라.

짜증내고 원망하면 그게 바로 지옥이고,
감사하게 받아내면 서방정토 예 있으니

마음두고 어디 가서 무얼 찾아 헤매는가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모든 것은 맘 먹기 달렸다.)의 불교의 설법이군요.

카톨릭에서 ‘내 탓이요’하고 자신의 가슴을 치는 미사 중 행위와 같은 맥락입니다.

저도 ‘남 탓’만 할 땐 미움이 그리도 크고 하루하루가 지옥이더니, 자신을

‘맑고 향기롭게’ 하기 위해 자주자주 자신을 돌아보며 ‘모든 게 내 탓’이라 생각하니

그 순간부터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화낼 일도 적어지구요.

 

멀리 캐나다의 어느 치매병원에 계실 시아버지, 그 옆에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아버지 병간호와 봉사활동에 전념하는 윤옥아가씨! 고맙고 미안합니다.

건강하세요. 머잖은 날에 손 잡고 감사의 눈물 흘릴 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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