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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 사막에 낙타를 타고

맑은 바람 2009. 6. 8. 21:10

 

          타르사막에 낙타를 타고

 

**타르 사막에 낙타를 타고**

맑은바람

 

20만 제곱km의 인도사막.

그 옛날 낙타 등에

대상들의 꿈을 싣고

오갔던 동서 교역로.

 

자이살메르에서 텐트촌까지는 10km.

내 마라톤으로 한 시간 14분에 달릴 수 있는 거리.

어슬렁거리는 낙타로는 두 시간.

 

소처럼 크고 순한 눈을 두리번거리며

터벅터벅 걷다가 가시선인장풀도 뜯고

되새김질도 하며 가는 낙타

햇살은 살갗에 출렁이고

사막은 조는 듯나른하다

 

사슴들 무리 지어 달리고,

느릿느릿  소 떼,

하얀 해골로 남은 들소

줄지어 가는 낙타—

 

-Madame, no problem?

O. K.

-Madame, are you happy?

Of course, good!

-You are happy, I'm happy, too.

뒷자리에 앉은 낙타몰이꾼과의 일문일답.

 

모래 산(샘 샌드 듄)에 해가 스며들 때

희게 눈부신 텐트촌에 다다랐다.

 

전쟁 중에 왕이 머물렀어도 손색이 없었을 천막.

침대, 책걸상, 화장거울, 세면대, 양변기, 호롱불—

 

텐트 바깥엔 악사와 무희들이

일렁이는 불꽃 속으로

낭만을 불러오고

 

검푸른 하늘에

어느새 별은

다이아몬드 가루로 부숴진다

(200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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