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새봄엔

맑은 바람 2009. 6. 8. 23:11

 

새봄엔

맑은바람

 

마파람 살랑 불거든

하회마을 유씨네 돌담너머 능소화 한 뿌리

캐어다 심고

왜목마을 내달아 배롱나무 가로수 하나 쑥 뽑아다

뜰 한끝에 텁석 앉히리라

 

악착같은 담쟁이덩굴 한 칼에 넘썩 걷어낸 자리

돌콩덩굴 드렁칡 얽히듯 한데 얼리고

수세미 주렁주렁 달아 놓아

사뿐 노랑나비 날아들고 덩싯덩싯 무당벌레

춤추게 하리라

 

허리 휘청 감나무 휘어지거든

여보게 고운 벗 불러모아

야생초 모듬접시 수북수북 담아내고 삼겹살에 새우젓 듬뿍 찍어

한 입 가득 노을빛 한 자락도 뚝 떼 넣고

 

그날에

퍼져나갈 웃음꽃 은빛 종소리

(200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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