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엔
맑은바람
마파람 살랑 불거든
하회마을 유씨네 돌담너머 능소화 한 뿌리
캐어다 심고
왜목마을 내달아 배롱나무 가로수 하나 쑥 뽑아다
뜰 한끝에 텁석 앉히리라
악착같은 담쟁이덩굴 한 칼에 넘썩 걷어낸 자리
돌콩덩굴 드렁칡 얽히듯 한데 얼리고
수세미 주렁주렁 달아 놓아
사뿐 노랑나비 날아들고 덩싯덩싯 무당벌레
춤추게 하리라
허리 휘청 감나무 휘어지거든
여보게 고운 벗 불러모아
야생초 모듬접시 수북수북 담아내고 삼겹살에 새우젓 듬뿍 찍어
한 입 가득 노을빛 한 자락도 뚝 떼 넣고
그날에
퍼져나갈 웃음꽃 은빛 종소리
(2003. 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