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숟갈
맑은바람
바람모지 시장통 한 켠
먼지 앉은 식판에서 찌꺼기 반찬 이것저것
주워 먹는다 누더기 남자 하나
돌아서며 내뱉는 한 마디--
"밥 한 숟갈이라도 남기지!"
비지땀 눈물 섞어 지은 밥
먹어본 지 오래되어
밥맛조차 잊고 산 내게
귀청 찌르는 그 금속성
오로지 반찬을 위하여
존재해 온
밥
오늘은 육고기 내일은 갯생선 위해
눈에 핏발 세우고 허덕 허덕이다가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 비브리오균
떼지어 몰려오는 동물들의 반란에
목이 졸린다
한 톨 밥
그 단 맛
그리워질 때
(2004.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