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일주도로
--통영 항에서 뱃길 32km 남해 바다 끝섬 <欲知島> 일주도로를 가다
(길 이름이 낭만적이고 예사롭지 않아 시심이 일었다)
어느 시인이 그 마음 자국 남기고 간 길들인가
대구지길 지나는 길
샘터에 고인 물로 목울대 적셔내고
솔구지길 타박타박 벼랑 끝 솔밭에서 땀들인 후
자주꽃 흩날리는 푸른작살길 따라
흰작살해수욕장에 푸른 몸 던진다
파도에 지친 몸 내맡기고 호랑이바위 바라보며
해풍에 한나절 젖다가
모밀잣밤나무숲에 마음 잠시 내려놓고
풀벌레소리길 벌레울음 벗하다가
할매바위에 기대앉아
대마도 건너온 황토고구마 한 쪽씩 나누어 먹고
개미목 돌아들어
고래머리길에서 거북바위 바라보며
노을빛에 젖는다
몽돌개 민박에서 파도에 돌 씻기는 소리
자장가 삼아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
욕지 사람 염원 담은 새천년 기념공원에서
2006.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