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입춘의 문

맑은 바람 2010. 4. 12. 23:05

입춘의 문

 

겨울 숲으로 오지 않겠느냐고

겨우내 웅크린 내게

그가 물어왔다

 

태백 줄기에 눈 덮고 엎드린 청태산

낙엽송 통나무집에 누워

마음 문 삐걱 열어 그를 들여 놓는다

 

갑옷 두른 전나무 소나무들

파랗게 언발 녹이려 바짝 끌안고

계곡의 잔설들 한나절 햇살 속에

녹다 말다

 

개울가에 빛나는 댓잎

눈꽃 열매 하나

여위어 가는 가슴에 얹고

입춘의 문 넘으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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