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어를 낚으며
밀물 때를 기다려 바다로 들어선다
곰실대는 갯것들의 둥지 무너뜨리며
매끌매끌 갯벌 위를 걸어간다
거꾸로 선 물음표 끝에 갯지렁이 몸뚱이 공양하여
깊은 물속으로 내려가니
이내 발등을 차거나 뒷다리 톡톡 건드리며
망둥어들의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열 마디 낚싯대가 찰랑 찰랑댈 때마다
손톱 투구 게거나 투명 창유리 새우거나
출생 신고도 아직 못했을 망둥어 새끼가
눈알 말똥말똥 끄달려 올라온다
작고 어린 것들 대롱대롱
거꾸로 선 물음표에 매달린 채
말끄러미 내 속내를 기웃거리면서
가을 서해 먼 바다에 집행유예를 기다리는 듯 (2006. 9. 25 )
(2008.9.3 예띠 시낭송회 사화집에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