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에 남산 케이블카 쪽으로 오라는 문자가 두 번이나 떴지만 다른 약속이 있어 망설망설했는데 일정이 바뀌는 바람에 남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대낮 모임에 특별 초대 손님까지 있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시간이 되자 안면 있는 시인 한 분이 남영씨와 함께 나타났다.
봄 벚꽃놀이와 잘 맞아들어 가는, 삼화회 회장의 절묘한 기획이었다.
새로 조성된 개울물이 흐르는 산책로를 따라 개나리, 목련, 벚꽃, 그리고 물가의 키 작은 야생화, 형형색색의 양귀비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껏 맵시를 뽐내고 있어, 문자 그대로 꽃 잔치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
새로 생긴 식당 겸 찻집 <목멱산방>
길가 한적한 낙엽 덤불에서 잠시 쉬면서 최 동문의 하모니카 연주를 듣고 이경 시인의 자작시를 감상했다. 사진작가 이원씨도 카메라를 들고 온 걸 보니 회장의 참가 요청이 있었나 보다.
감미로운 하모니카 연주
사진 작가 이원씨
경남 산청 시골여자였다고 얘기하는 이경 시인
세든 봄
이경
세들어 사는 집에 배꽃이 핀다
빈 손으로 이사와 걸식으로 사는 몸이
꽃만도 눈이 부신데 열매 더욱 무거워라
차오르는 단맛을 누구와 나눠볼까
주인은 어디에서 소식이 끊긴 채
해마다 꽃무더기만 실어보내 오는가
꽃구름 속에 망연자실한 모모씨
기념사진
이경
벚꽃 나무 아래서
잠깐 웃는다
살아 있다는 기념으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
꽃잎 화르르 무너져 내리고
시나브로 우리들 웃음도 지고 있다
지는 꽃보다 더
사람들 웃음이 짧다
사진사는 늘 외눈 뜬
슬픔만 찍어 놓는다
낙엽 덤불에 안겨 행복한 남영씨
표정 참 좋~다
ㅇ ㅜ ㄹ ㅣ ㅅ ㅏ ㄱ ㅟ ㄹ ㄹ ㅐ ㅇ ㅛ?
벚꽃은 금주가 절정~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개울가의 수선화
상춘객들은 많았으나 우리처럼 시와 음악을 즐기는 진정한 風流客들(?)은 보이지 않았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을 眞情으로 대하고 質 높은 모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삼화회 회장님, 참으로 즐겁고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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