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오가는 정

LA에서 온 편지

맑은 바람 2010. 11. 4. 08:04

언제부터인가 밤에 잠을 잘 들지 못하고 또 잠들더라도 자주 깨곤 해
늙어가느라 그런가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나같이 잘 못자는 이들도 있지만 들어누우면 곧장 떨어진다는 이들도 또 있더라구, 되게 부럽데~
 
지난달부턴가 wine을 한 잔 홀짝홀짝 마시고 침대 위로 올라가면 어느새 잠이

들더라니까. 5시간 정도는 세상 모르게 잠에 빠져있다가 새벽에 눈떠지면

한 시간 남짓 다시 잤으면 하고 뒤척거리다 일어나지 뭐-
 
몇 시간이라도 푹 잘 수 있어서 wine 을 수면제 대신으로 애용하고 있어 요즘
처음엔 달착지근한 것만 찾아서 샀는데, 어짜피 몇 만 가지라나 하는 wine을

한 가지만 고집한다는 게 어리석은 것 같아 이것도 사보고 저것도 사보고 그래 
 
 영*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기뻐
 그런데 선*아, 나 영*이는 좀 어렵기는 해
자기같이 그렇게 임의롭지만은 않던걸, 무슨 말인지 알지?
잘못 보일까봐(?) 수다 떨면서도 좀 조심하고 그런다니까 ㅎㅎ
 
아주 분명한 애야
지식도 많고 또 진짜로 부자이면서도 너무하다시피 티를 조금도 내지 않는

무서운 사람이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가 먼저 다가갔는데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라더라니까.
 
난 아직 내 블로그  만들 용기는 못 내겠고, 시간 나는 대로 선*이 블로그에

들어가봐야겠다.
 bye     2010년 11월 03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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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신)

어제 강남문화원-지난번 양윤*씨 상 받은 곳-에서 <독후감 시상식>이 있었어.

'가작'이었는데 상품권을 5만원어치나 주더구나.

네가 옆에 있었으면 오늘 당장 영화 한 턱 쏠게 하며 전화했겠지?

 

누구랑 이 상품권을 나눠 쓸까 생각하니

느*회 친구들보다는

40주년 행사하면서부터 가까워진 

*정숙, *영애, 박**들이 먼저 떠오르는 거야.

 

우리 <느티회>는 뭐 하자 하면 모두들 바쁘다고 이러저런 이유들을 달아서

추진이 잘 안돼.

그런데 <네잎 클로버>는 문자만 날리면 제까닥 모이거든.

누구랑 놀고 싶겠니?

 

잠 못 자는 얘기-5시간 정도 푹 자면 알맞은 거 아니니?

나는 아직도 잠이 많아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나는 게 불만인데--

와인으로 수면제를 쓴다니 꿩 먹고 알 먹고네.

 

영*이-한 번 부자는 몇 대 간다

옛어른들이 영*이 같이 약간은 덜렁대는 듯하는 애가 잘산다고 하더만-

어려서부터 있는 집에서 고생 모르고 살았다더니

평생 돈 걱정 없이 사니

옆에서 보는 나도 부럽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

좋은 인물을 타고나는 것,

좋은 배우자 만나는 것

모두 전생에 큰복을 지었기에 받는 복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간이 열악한 환경에서 뼈빠지게 노력해서 부자가 되거나

성공하는 거 쉽지 않기에 하는 말-

 

가진 거에 만족하고 사는 게 행복이라잖니?

생각해보면

니나 내나 이 나이 되도록 등 따숩고 배부르고

아직은 팔다리 성하고 정신이 온전해서

다니고 싶은 데 다니고

문화활동도 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감사하고 만족해야지 않겠니?

어쨌거나 영*이는 매력있는 친구임에 틀림없어.

 

눈뜨자마자 컴 앞에 앉아 답장 쓴다.

배에서 자꾸 신호가 오네.

가을맛도 제대로 못 봤는데 벌써 초겨울이 시작됐네.

단풍놀이도 부지런히 다니고 건강 관리 잘해~

 

2010년 11월 4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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