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친구가 초대받은 어느 생일파티

맑은 바람 2011. 3. 14. 16:51

***LA에 사는 친구가 고교동창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겼다.

이 <생일파티> 이야기를 읽으며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생각하며 가슴을 친다.

꼭 돈과 시간이 많아야  '엄마'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건 아닌데--

어머니 생전에 왜 나는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했을까!!

아마도 '캐롤린의 엄마 사랑'에 한참 못미쳐서 그랬을 거다---

 

***친구의 글과 사진***

2주일 전에 Carolyn이 자기엄마 생일잔치에 와달라고 하며 우리부부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Carolyn은 Senior Center에 나랑 같이 다니는 멤버이기에 이 아파트에서는 아주 가까이 지내고 있는터)

3월 12일 토요일, 오후 12시에서 4시까지. 우리아파트 Community room에서 파티를 열겠다고 한다.

Carolyn과 Ms. Dorothy Word는 우리아파트 4층에 엄마와 딸이 나란히 바로 옆방에 살고 있다.
캐롤린의 엄마 Word 여사는, 2년전에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큰 수술을 받았고
그뒤, 일년여는 그 회복기간으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낸 분이시다.
몸이 불편한데도 언제나 얼굴 가득 웃음을 잃지않는 분인데
아마도 이번 그분의 생신은 다시 회복한 뒤 맞이하는 뜻깊은 자리인듯.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78세에서 80세 쯤으로 추측이 간다.
 
토요일 12시, 
전날부터 Reserved 사인이 붙어있던 파티장소에 들어서면서 난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앞에는 커다랗게 Birthday 배너를 걸어놓았고 각 테이블마다 꽃으로 장식을 해놨으며
여기저기 벽에까지 온통 생일축하하는 벽걸이 장식들을 아주 정성스럽게 해놓은게 아닌가.
아파트에서 친하게 지내는 이들, 시니어센터 친구들, 교회친지들, 사회친구들, 그리고 자신의 일가친척들로

자리가 비좁고 의자가 모자라 나중에는 아파트 앞마당에까지 의자를 놓고 자리를 마련하느라 부산스러웠다.
 
캐서린의 간단한 인사말 뒤에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Dorothy 를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어떤이들은 멤피스에서부터 반세기도 넘는 친분이라는 분들도 꽤 있었다.
하나같이, 도로시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는지, 칭송하는 말들이 이어지면서

도로시의 인사말 차례가 되자  준비한 글을 낭독하는데,
중간에 얼마나 감사한지,

자신이 얼마나 축복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런 구절에 가서는 끝내 눈물이 나와 울먹이기까지 했다. 

또 친척 중에 한 아가씨가 나와서
도로시를 위한 자작시 낭송하는 시간에 이르니
모두들 숙연해져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이 많았다.
 
서로의 인사가 다 끝나자 몸이 불편한 이들 먼저 음식을 가져다 대접하는 것을 시작으로
천천히 질서있게 식사가 거의 끝나가자
도로시가 케익을 자르는 동안 다시 한 번
생일축하 노래와 함께
sparkling cider로 다 같이 tost 하면서도 덕담은 이어졌고
파티가 끝날무렵, 캐서린이

"Thank you for sharing in Dorothy's Special Day !"
 라는 스티커가 붙은 선물을 돌아가는 이들 하나하나에게 나눠주었다. 

아! 오늘은 정말 Special Day였다.
이토록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생일잔치도 있구나.
 "Dorothy, God bless you !!!"

(ps. 도로시네 고향은 엘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테네시주의 멤피스라고 한다.)

 

 (오늘의 주인공인 Ms. Dorothy Word를 Carolyn이 모시고 들어오고 있다. 모두들 surprise 하며 환호를 했지요)

 

 

(생일카드와 선물을 놓는 테이블) 

 

                                              (한쪽 코너에 따로 생일케익을 마련해 놓았다)

 

            (정성스레 마련한 음식들)

 

                  (파티를 시작하기 전에 오는 대로 자리를 잡고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도로시와 인사를 나누면서)

 

              (식사를 같이 나누며 - 1)

 

               (식사를 같이 나누며 - 2)

 

               (식사하는 동안 도로시가 밖에 있는 이들을 만나면서 흥겨웁게 춤을 - - - )

 

             (이제는 케익을 짜를 시간)

 

               (도로시가 케익을 짜르는 동안 다 함께  '도로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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