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둘) 두리짝궁

맑은 바람 2011. 8. 26. 11:35

 

탑골공원 옆 인사동 입구에서 강아지 인형을 샀다.

8000원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쌌다. 자꾸 만지작거리기만 하니까 천 원 빼주겠다고 한다.

얼른 계산을 했다. 말티즈 인형으로 두리보다 좀 작았다.

두리 나이 열 네 살-

제 모습과 어울리는 짝을 하나 마련해 줘야지 하면서도 그동안 인형 값이 만만치 않아

만져보기만 하고 말곤 했었다.

 

두리는 인형을 보더니 망설임도 없이 연신 침을 발랐다.

아무도 손대지 말라는 뜻인가?

하룻밤 새 떨어질 수 없는 짝이 되었나 보다. 그 옆에서 자고 놀고--

 

 

지상에 의지할 데라곤 저를 사 온 주인밖에 없어,

주면 먹고 안 주면 굶고 혼자 남겨 두고 모두 집을 비우면 혼자 식탁 밑이거나 마루 이곳저곳에

영역표시나 해 놓고는 오줌 아무 데나 쌌다고 주인한테 혼나고 때로는 두들겨 맞기도 하고--

 

애완동물-이들보다 더 외로운 존재가 있을까?

(201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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