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삶을 기쁘게 하는가?
요사이는 뭘 해도 별 흥이 나지 않는다.
영화보기, 평생교육원에서 인문학강좌 듣기, 친구들과의 山行, 만나서 잡담하며 놀기, 여행가기--
그렇다고 불행감을 느끼는 건 또 아니다.
나처럼 살면서 불행하다고 하면 벌 받을 테니까.
신바람이 나지 않는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뭔가 좀 창조적이고 활동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치매 걸리기 딱 좋게 저렇게 방콕하는 남편-
세상과 어울리지 못한 채 맨날 책만 끼고 앉아 있는 큰아들-
결혼하면 응당 아이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 소식 없는 작은아들-
‘나는 별 문제 없는데 다른 식구들이 문제다’ 라는 이 생각이 또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주위를 둘러보면 하루하루 無事히, 별 탈 없이 사는 일 자체가 奇蹟이건만-
요새는 보기 어려운데, 전에 버스나 택시를 타면 운전석 옆에 기도하는 소녀의 그림과 함께
‘오늘도 무사히’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오늘도 무사히!>
얼마나 감사하며 기뻐할 일인가?
오직 사랑만이
우리가
위대함과 비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쁨에
머물 수 있게 한다.-에마뉘엘 수녀
기분이 가라앉거나 의욕이 없을 때 ‘작은 사랑의 몸짓’이라도 해보라고
97세 에마뉘엘 수녀님은 가르치신다.
자, 건넌방에 있는 두 사람에게 따끈한 차 한 잔씩 올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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