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나의 피서법

맑은 바람 2012. 7. 27. 00:07

 

5시 반 기상-

마음은 매일 오늘처럼 일어나야겠다고 하는데 조금만조금만 하다가 7시를 넘긴다. 일어나자마자 하루 한 시간 --지속적으로 하기로 하고 선택한 <한자한문 전문지도자과정> 문제를 푼다. 일단 한자공부가 재미있으니까 한 시간은 금방 간다. 30분쯤 더 문제 풀이를 하고 강아지들 아침 챙겨 주고 나도 가볍게(토마토 1, 계란 한 알, 올리브 열매 6알 넣은 요구르트 하나) 식사를 한다.

 

오늘도 35도 안팎, 걷기도 힘들만큼 덥다고 하니 차를 써야겠다.

9시에 차를 끌고 <국립중앙박물관> 목요강좌를 들으러 간다.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강의가 있다.

<길상, 중국미술에 담긴 행복의 염원>

에어컨이 바로 쏟아지는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아 강의를 듣기도 하고 꾸벅꾸벅 졸기도 한다.

내 목적은 물 좋은 데 가서 避暑하기니까 잠 좀 자면 어떠랴~

한참 졸다가 주위를 둘러본다.

참 질긴 사람들이야, 세 시간이 길지도 않나? 저렇게들 말똥말똥 앉아들 있게--’

저 할마시는 강의 들으러 온 건지 자러 온 건지 알 수 없네.’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대꾸하고 싶은 말이다.

 

강의가 끝난 후 백화점을 한 바퀴 돌고 갈까 하다가 나의 못 말리는 충동 구매끼가 도질까봐집으로 향한다.

하루의 절반이 지났으니 시원한 냉면이나 만들어 먹고 나면 그럭저럭 참을 만하겠지?

 

해마다 여름나기가 苦行이다.

세수하기가 무섭게 땀이 비질비질 나고 화장은 하는 순간 땀과 범벅이 되고--그런데 기상이변으로 해마다 여름이 길어지고 기온은 점점 올라가니, 어디 시원한 계곡으로 한 계절 피서이사라도 가야 할 것 같다.

 

사실 찜통 교실에서 등으로 얼굴로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나 못지않게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수업인지 씨름인지 하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팔자 늘어진 거지.

모레가 중복이니 이제 넉넉잡고 보름만 잘 참으면 올해도 에어컨 안 켜고 넘어갈 수 있어하며 선풍기를 세게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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