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8개월째 입병이 낫지를 않는다.
왼쪽 볼 안쪽과 오른쪽 혀 밑이 헐어서 매운 것, 뜨거운 것을 먹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고 불편하다.
이 약국 저 약국에서 약을 조금씩 사다 먹어 보았다.
어느날 약을 한동안 복용하고 있다는 걸 안 큰아들이 한번 입안을 보자며 후레시를 들이댄다.
아들은 표정이 얄궂어지면서 방으로 들어간다. 인터넷 검색을 하는 모양이다.
그러더니 내일 큰병원에 가보시라고--
나쁜 경우일 수도 있다고--하면서 父子가 모두 심각해진다.
나도 덩달아 마음이 무거워져 꿈자리가 사나웠다.
다음날 당장, 나의 단골 치과엘 갔더니 박원장은 허허 웃으면서
나이 든 사람의 상당수가 나처럼 발갛게 헐어 있다고 하면서
입안 건조증 때문이니 입안을 늘 촉촉하게 해 주라는 처방만 내린다.
나는 불편하고 힘든데 의사의 처방이 너무 무심하다.
그래서 친구들한테 하소연했더니 약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런 저런 구내염 치료제를 추천한다.
소염 항생제는 기본이고 <페리덱스 연고>, <입안애> 등을 바르고 살포했으나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박치과에서 물방울 레이저 치료를 두 번 받았으나 오히려 상처 부위를 건드려 더 나빠진 듯해서
치료를 거절했다.
친구가 잘 아는 이비인후과에 가보라고 소개해서 오전에 예약, 오후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
이 가장자리가 날카로워 그런 것 같으니 이를 조금 부드럽게 ‘갈아’ 보라고 한다.
박치과에 가서 이를 갈아 달라고 요청했다.
선생님은 '이 때문이 아니다.' 고 하면서 조금 어처구니없어 하신다.
그렇지만 환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약간 ‘갈아’ 주신다.
“어때요? 조금 더 갈아드릴까요? 이가 시릴 텐데--“
“아니요, 아뇨!!”
나는 기겁을 하고 사양했다.
박원장은 그러면서 서울대병원에 한번 가보라며 <진료의뢰서>를 써 주신다.
내친김에 서울대병원 구강내과를 찾았다.
구내염은 구강내과에서 치료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 알았다.
일반의한테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꼼꼼히 들여다보고 사진도 찍고 하더니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5-60대 여성에게 많은 일종의 ‘입안의 피부병’이란다.
잘 낫지 않지만 약을 써보라며 <덱사메타손> 가글액을 한달치 처방해 준다.
오늘로 나흘째 -차도를 보일 거라는 의사의 말을 鐵石같이 믿고 투여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덱사메타손>의 부작용이 크고 이 물질을 함유한 제품을 판매 금지한다는
나라도 있다는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거 아닌가' 하는 杞憂(?) 도 있어
사용을 중지해 버릴까 싶기도 하다.
아무래도 박 원장의 말이 정답인 것 같다.
그가 名醫일지도 모른다.
“맵고 뜨거운 것 먹지 말고 입안을 늘 축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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