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청 평생 학습관에서 영화강의 시간에 <첨밀밀>을 보았다.
격동기 홍콩 속의 두 남녀 이야기를, 선생님의 해설을 곁들여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집에 가는 길에 미아현대백화점에 들러 시계 줄도 줄였다.
공짜로!
여기까지는 일이 기분 좋게 잘 풀렸다.
아들의 ‘아이 폰’을 고쳐야 하는데 서비스센터를 모르겠다.
인근 스마트 폰 매장에서 서비스센터를 물어봤다.
성신여대 사거리 부근이라고 했다.
사거리에서 내려 한성대쪽으로 좀 걸어가다 보니 < i phone world>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3층에 있다. 어둑 녘이라 불이 켜져 있나 확인하며 올라갔다.
계단이 엄청 가팔랐다.
‘아니, 뭔 서비스센터가 이렇게 꼭대기에 있담?’
문을 여니 총각 둘이 앉아 있었다.
아이 폰을 내놓으니 잠시 들여다보다가 수리비가 15,000원이 나오는데 하시겠느냐고 한다.
그러라고 했다.
잠시 후 다 됐다고 한다.
개운한 맘으로 정류장 쪽을 향해 몇 걸음 걸었는데,
‘어랍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애플 공인 서비스센터>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리로 들어간다.
다짜고자 직원 앞으로 가서
‘어떻게 된 거예요? 조 옆에 <아이 폰 월드>라고 있어서 그리로 들어가 수리비 내고 아이 폰을 고쳤는데--’
말해 놓고도 어처구니가 없다.
어떻게 된 건지는 내가 알지 그쪽이 알게 뭐야?
내가 오려고 했던 곳은 바로 여긴데 엉뚱한 데로 들어갔었구나.
순간 당혹스러웠지만 아이폰을 내놓으며 잘 고쳐놨는지나 봐 달라고 했다.
잠시 살펴보더니
“아무 이상 없습니다.” 한다.
“저같이 거기가 서비스센터인 줄 알고 들어간 사람이 더러 있겠지요?”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직원이 처음에는 시치미를 떼더니 거기서 ‘피해를 보고’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창피한 이야기’를 아들한테 할까 말까 하다가 숨기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입을 열었더니
다 듣고는 휴대폰을 연다.
“아니 그대론데요? 칩이 분명히 들어있는데 없다고 나오니 그걸 물어봐 달라고 했잖아요?”
이 헛 똑똑아,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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