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남짓 후면 白露다.
장마는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새벽엔
베이불을 끌어다 덮는다.
오늘 따라 구름이 띠를 두른 하늘이 한층 높아 보인다.
목백일홍이 맑은 하늘 아래 더욱 선명히 붉고
잠자리가 한가롭게 날아다닌다.
한낮은 햇살이 따가워 선풍기를 돌리지만
이 땡볕 아래 벼이삭이 날로 여물어가고 있음을
생각할 때 참을만한 더위다.
분꽃
맥문동
친구들이 사온 목백일홍
옥잠화
8월 한 달은 주말마다 무척 행복했다.
예술의 전당 <야외음악회> 덕분이다.
어제는 친구들이 손자까지 데리고 왔다.
줄을 잘 선 덕분에 좋은 자리에서 마음껏 ‘가곡의 향연’을 즐겼다.
오랜만에 특별한 장소에서 만나 함께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니 각별하고
좋았다.
4주 동안, 전에는 몰랐던 많은 사람을 알게 되고, 음악 시간에 배우고 익혀
귀에 익숙한 우리가곡을 듣고, 함께 소리 높여 노래도 부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가고파
-작시 이은상 작곡 김동진 지휘 김홍식 노래 한국남성합창단
(전편)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돌아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후편)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거이랑 달음질 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가 알아보나
내 몫 옛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 아까와라 아까와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 들어 죄없는 몸이
그 바다 물 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키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살꺼나
돌아가 알몸으로 깨끗이도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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