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모임의 화제는 온통 아픈 얘기, 죽은 얘기가 대세다.
어제는 바다건너 동창의 사망 소식이 전해오고 오늘은 친구 어머니의 영면소식이 들렸다.
누구는 척추 수술을 했고 누구는 눈 수술을 하고 누구는 위암수술 날짜를 받아 놓고--
누구는 다리골절로 기부스를 하고 있고 누구는 체중이 자꾸 빠지는데 이유를 모르겠고--
누구 남편은 간암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거’라는 말이 뼛속 깊이 스며든다.
몸 어딘가에 적신호가 켜지는 순간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꿈은 사라지고 남는 건 근심 걱정과 고통뿐이다.
불과 일이 년 전만 하더라도 간혹 들려오는 소식들이었건만 이제는 日常茶飯事가 되었다.
질병과 죽음의 그림자가 어느 순간 누구 위로 덮칠지 아무도 모른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라는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한 치 앞을 모르는 채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하루살이'들이다.
잘났다고 우쭐댈 것도, 못났다고 움츠러들 것도 없다.
하루하루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살아가는 일 자체가 기적이다.
어릴 적, 버스 운전석 옆에서 익히 보았던 ‘오늘도 무사히’를 빌고 있는 소녀의 기도가
오늘은 나의 간절한 기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