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충청도

여행지에서 생일을 맞다

맑은 바람 2015. 3. 13. 18:21

 

병암리-산소-조병욱박사 생가-유관순열사 생가-가마소-백곡초등학교분교-모니-구수리-귀가

 

아침식사를 위해 어제 눈 여겨 봤던 병암리 <이가네 영양돌솥밥>집으로 들어갔다.

외관이 깨끗해서 들어왔는데 음식도 기대 이상으로 정갈하고 맛있었다.

남편은

생일밥상 맘에 들어?” 한다.

“음, 이만하면 훌륭해.”

 

 

飽食하고 어제 未盡했던 장소를 다시 찾아다니며 마침 햇빛 좋은 시간이라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

마을회관에서는 별다른 정보를 얻지 못하고 고개 넘어 우씨 성을 가진 이가 살았었다는 얘기만 듣고

고개 너머 마을로 갔다. 거기서도 이미 고향을 떠나버린 우씨 이야기만 듣고 발길을 돌렸다.

올라오는 길에 호죽 先山을 찾아 할머니와 어머니께 문안을 올렸다.

인근의 조병욱박사 生家와 유관순열사 生家도 찾아보았다.

                                        손자는 할머니께 병암리 다녀온 얘기를 들려드린다.

 

 

                                     유관순열사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세상에 눈뜨게 해준 교회

 

                                          유관순열사의 생가와 두 그루 나무

  귀로에 <배티성지> 쪽으로 가보지 않겠느냐고 해서 그러시든지 했더니 삼거리에서 오른쪽 마을로 한번 들어갔다 가자고 한다.

아무려나~~

그런데 알고 보니, 그쪽 길은 바로 그가 60년 전 학교 다니던 길이었다.

내가 기냥 배티 쪽으로 가자고 했으면 어쩔 뻔했나?

아, 내 남편도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 남자였지~’ 새삼 자각한다.

 

그는 물가 솔숲이 우거진 곳에 차를 세웠다.

가마소’라는 곳이다. 이곳이 바로 학교가 파하면 친구들과 물놀이하며 놀던 곳이라 한다.

나도 기념이 될까 싶어 솔방울 몇 개를 주워 담았다.

                                      물가에 너른 솔밭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아이들은 이 솔그늘 아래 가방을 던져두고 바로 옆 개울에서

                                      물놀이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그러고 시골길을 따라 더 들어가니 언덕배기에 초등학교가 하나 보인다.

<백곡초등학교 성대분교>

이 학교 舍宅에서 한 시절 살았단다. 시아버지가 이곳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학교는 저학년반만 있어서 그는 백곡면 구수리에 있는 본교까지 먼길을 걸어다녔다.

 

 

                                    지금 이곳은 학교가 폐교되어 골프아카데미 하우스로 쓰인다.

 

                                              학교 사택이 있던 자리

거기서 좀더 들어가니 <모니>라는 동네가 나오는데 친구 여러 명이 그 동네에 살았단다.

박인희, 박성규, 박재순, 김원식--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그러더니 혹시 알 만한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며 마을회관으로 간다.

잠시 뒤에 돌아온 남편은 허탈한 얼굴로 말한다.

그 친구들은 이미 오래 전에 타지로 떠났거나 죽구 없대.”

 

까마득한 기억을 더듬어 성터, 대명동을 한 바퀴 돌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으나,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타향임을 확인했을 뿐이다.

그래도 한번 와보길 잘했다고 서로 위로한다.

 

특별히 목적지를 염두에 두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지만 이번 3박4일은 그런대로 의미있고 또 마음이

이른 봄 햇살처럼 포근한 그런 시간들이었다.(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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