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딱 걸렸다, 대상포진!

맑은 바람 2016. 8. 16. 22:13

지난 주 초쯤 왼쪽 겨드랑이 바로 뒤에 벌레 물린 것처럼 빨간 자국이 났는데 몹시 가려웠다.

모기에 물린 자국 같지는 않고 날개미가 물었나 하며 늘 가려울 때 그랬듯이 토판염 가루를 바르고 문질렀다.

그런데 다른 때 같으면 하루 이틀 그러다 가라앉는데 이번엔 좀처럼 자국이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옆쪽으로 환부가 늘었다.

이거 뭐야? 그 통증이 무시무시하다는 대상포진 아니야?’

 

그런데 사실 통증은 전혀 없었다.

그러니 대상포진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밖에--

웬만하면 병원엘 가는 사람 같으면 이미 병원 행을 했을 텐데, 난 그 반대라 또 하루 이틀을 보냈다.

그러다가 지난 금요일 저녁 등 한복판을 어슷하게 질러간 띠 모양을 보았다.

으악!! 틀림없는 모양이군!!’

주말이 그리 길 수가 없었다. 게다가 광복절까지 끼었으니---

 

오늘 아침부터 병원을 찾아 나섰다.

마침 집 가까이에 들어선 새 건물에 피부과가 보였다.

개원 시간을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았다.

대상포진입니다.”

지난주에 친구들 만났을 때 물어보았더니 아니라던데요?”

전 의사입니다.”

(-깨깽!!)

 

집안에 임신한 사람 있으면 되도록 멀리하고 수건은 꼭 따로 쓰십시오.”

졸지에 전염병 환자가 된 기분이다.

집 가까이에 방을 얻어 다 나을 때까지 나를 격리시켜야 하나 어쩌나?’

별 생각을 다 하며 집에 와서 첫마디가

여보 방 따로 써. 당신 애들 방에 가서 자.”

난 괜찮아.”

의외로 무덤덤한 반응이다.

문제는 임신한 며느리인데, 아예 이층에서 먹고 출퇴근할 때도 아래층에 들리지 말고 바로 나가라고 주의를 주었다.

어머니, 저도 전에 대상포진 앓은 적이 있는데 통증도 그리 심하지 않고 잘 나았어요.”

시에미는 무슨 전쟁 선포라도 하는 심정으로 말하는데 며늘애는 태평이다.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노인층 대상포진 환자가 급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우리 나이에 너도나도 대상포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통증이 별로 없었어도 예사롭지 않은 반점이 눈에 띄면 병원엘 가야 한다.

내 경우 증세가 악화된 다음에 병원엘 갔으니 빨리 나을지 모르겠다.

 

외출과 만남을 자제해야 하니 그것이 더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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