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아주 특별한 2016년 여름

맑은 바람 2016. 8. 26. 21:42


1. 큰아들  결혼

2. 기록 경신한 폭염

3. 영화관을 피서지로

4. 대상포진 발생

5. 호스피스 교육 이수

6. 주택 구입 문제로 인한 갈등

 

1: 42세 노총각이 큰 난관 없이 아리따운 아내를 맞아들여 무탈하게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게다가 신부가 임신 중이라니~~

사람들은 훌륭한 혼수 장만해 왔다고 칭찬일색이다.

 

2: 기온이 연일 33, 34도로 이어지며 기록 경신을 하다가

마침내 36.6도까지 올라, 수십 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냉방기 없이 지내는 일도 쉽지는 않으나,

뜨거워진 바다에서 떠오르는 고기떼,

쩍쩍 갈라진 땅에서 타죽은 고추들,

닭과 오리의 떼죽음을 생각하면 조용히 견뎌야지 하는 생각뿐이다.

 

3: 나의 단골 피서지는 <명보아트시네마>.

마침 8월 고전 앙콜 특선프로가 소개돼서 다양하게 실컷 보았다.

향향의 밤/ 인천상륙작전/ 悲愁/ 차타레이부인의 사랑/마음의 행로/아마데우스/

추억/ 마타하리/ 파계/ 에메랄드/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4: 그 무지막지한 통증을 수반한다는 대상포진이 불쑥 나를 찾아왔다.

예상했던 통증이 없어 긴가 민가 하는 사이 얌전히 물러갔다.

비타민 C, D, 글루코사민을 다시 열심히 복용한다.

탄수화물도 영 무시해서는 안 된다.

새 며느리 맞아 힘 안 드니 어쩌니 해도 맘 고생 작히 했나 부다.

영양도 챙기고 맘도 좀 더 여유있게~~

 

5: 마지막 날 프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유서쓰기임상환자사례발표를 통해 호스피스가 무어라는 걸 간접 체험했다.

 

간단명료한 유서를 써서 가족 카톡방에도 올렸다.

가족들이 의아하게 생각할까봐, 교육과정 속에 유서쓰기가 있어 써봤다고 했지만

거기엔 나의 진심이 담겨 있다.

서로 다독이고 감싸는 언행 속에 이루는 가족의 평화’-내가 바라는 처음이자 끝이다.

 

수강생들은 더러는 울먹이며 또 눈물을 흘리며 31세의 말기암환자의 사망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요셉아,

천국이 있다면 그곳에서 네 못다 핀 꿈 펼치고,

이문세의 <소녀> 같은 어여쁜 아가씨도 만나기 바란다.

이 자매는 진심으로 너의 죽음을 가슴아파하고 명복을 빈다.”

 

6: 오늘도 부동산에서 또 전화가 왔다.

값을 터무니없이 후려치더니 다시  올려 흥정하잖다.

됐습니다. 제가 바라는 가격이 형성될 때까지 기다릴랍니다.”

성급할 것 하나도 없다.


나의 손녀가 내년 봄에 이 정원에서 피어나는 민들레, 제비꽃, 매화, 목련, 앵두꽃 들을 봐야 하지 않겠는가?

손주가 태어나면 이 잔디밭을 밟게 하리라 꿈꾸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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