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의 나날들 제 13일 <고조 코미나섬 투어>

맑은 바람 2016. 11. 13. 17:02

(그녀)

대학 4학년 때 나는 그녀가 다니는 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갔다.

그녀는 고3이었는데 선생님들 말씀이, 그녀와 당시 국무총리셨던 분의 따님이 전교 일이 등을 다툰다고 했다.

강당에서 먼발치로 한번 본 적이 있다. 영민한데다 그 어머니의 조신한 분위기가 느껴져 인상이 좋았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그녀는 우리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그후, 전에는 비가 오면 진흙탕길이어서 '진촌'이었던 학교 앞길이 깨끗이 포장되었다.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모교에서는, 당시 꽤나 실력있었던 경영학부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그녀의 경제정책을 도와주고 싶어 모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얼마 후 그 모임은 흐지부지 된 것 같았다.

애초의 善意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는 후문이다.

 

안타깝다.

그녀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세상 살면서 단 몇 사람이라도 나를 알아주고 내게 바른소리를 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는 걸 그녀의 불행이 가르쳐주고 있다.

이제라도 옛날의 그 맑고 깨끗한 정신을 되찾아 온 나라가 고개 끄덕일 만한 용단을 내려주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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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슬리에마 페리>정류장 앞에서 페리를 타고 고조, 코미노섬 투어에 나섰다.

여러 사람들이 呼客을 하는데 운좋게 아주 저렴한 가격(일인당 25유로)으로 낙찰이 되어 배에 올랐다.

 

<고조섬>의 빅토리아 거리와 성당, < 아주르 윈도우>를 보고, 길가의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둘이 먹어도 될 만큼 양이 많아 입을 딱 벌렸더니 싸가가지고 가도 된다며 웃는다.

 

점심 후 다시 배에 올라 코미노섬에 닿았다.

여름한철 수영객으로 붐비는 곳인데 지금 11월도 중순경에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을 몇 보았다.

허기사 내가 머무는 유학원 숙소 앞 풀장에도 대낮에 수영복 차림으로 엎드려 일광욕을 즐기는 처녀들이 있으니~~

 

길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복장도

한여름 복장에서 겨을옷까지 각양각색이다.

心身이 건강하고 소신껏 사는 유럽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오후 5시, 배는 <슬리에마> 선착장에 닿았다. 어제 테레사를 만났던 그 자리에~

저녁은 접때 봐두었던 중국집으로 갔다.

우동과 계란 덮밥을 시키니 밑반찬 하나 없이 달랑 시킨 것만 나왔다.

김치를 시켰더니 서너 번 집어먹을 만큼 나왔는데 4유로다.

일본여행 때 깍두기 몇 점도 돈받았던 게 생각나서 어처구니 없는 웃음이 나왔다.

 

우리나라만큼 밑반찬 인심이 후한 나라는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세태가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우리 조상들은 먹을 것 앞에서 인색함을 보이는 걸 천박하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맡반찬이 넉넉한 음식문화가 전해졌나 보다.


슬리에마 선착장


 

 

 고조섬의 명소 <아주르 윈도우> 2017년 3월 9일 강풍으로 무너져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산천은 의구하되 人傑은 간데 없네'라는 말이 덧없다.

'山川依舊란 말 옛시인의 虛辭로고~~' 


 

 고조섬 <빅토리아> 거리의 악사-귀에 꽃을 꽂았다


 도처에 성당이~~ 그 이름을 다 욀 수도 없어~~


 빅토리아 중심가에서 주문한 1인분 샌드위치

맛도 좋고 양도 너무 많아~


 배 위에서 멀리 보이는 코미노섬


 바다를 향해 두 손 모은 성모마리아


 몰타 <생 줄리앙>에 있는 중국집

 4유로짜리 중국집 김치는 우리 입맛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