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몰타 유학기

몰타 62일째 <New Year Eve.>

맑은 바람 2017. 1. 1. 17:36

느지막한 시간까지 게으름을 부리다가 바람 좀 쏘인 후 저녁에 발레타엘 가기로 했다.

 

오늘도 구름따라 발길 닿는 대로 비르구 건너편 <Kalkara>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길을 나서고 싶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눈부시게 파란 하늘, 두둥실 떠가는 구름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한 정거장 앞두고 미리 내린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동영상을 찍어 친구에게 보냈다.

영화 세트장이 있는 곳을 가 보니 문이 굳게 잠겨 있다.

그 옆 <Fort Rinella>도 마찬가지~

1884년 당시 요새였던 곳인데 지금은 Live Museum으로 여러가지 이벤트가 있는 듯한데 역시 비수기라 close상태다.

 

작은 교회묘지를 지나 <Ricasoli Fort>로 들어갔다.

오래 전 젊은이들의 삶과 죽음의 현장이었던 곳-지금은 방치된 채로 세월의 상흔을 내보이며 묵묵히 서있다.

요새 꼭대기에 올라 아득히 사라져 버린 당시의 아우성과 함성을 듣는다.

 

인적이 끊어져 적막한 <Kalkara>해안에서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승용차 안에 앉아 있는 노신사와 눈이 마주쳤다.  

가볍게 인사를 건네니 저쪽에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한해의 마지막 날-

저 노인은 왜 혼자 차를 끌고 나와 아무도 없는 이곳에 앉아 있는 걸까?

그 쓸쓸한 미소가 뒤꼭지에 달라붙어 계속 따라왔다.

 

비르구로 넘어와 정류장 <Riche>에 닿았다.

만보 가까이 걸었더니 허기가 느껴진다. 마침 버스정류장 바로 뒤에 카페가 보였다.

손님이 없어 막 문을 닫으려 하고 있었다. 식사는 안 되고 간편한 스낵 정도만 된다고~

햄치즈 샌드위치와 카푸치노를 시켰다.

카페 분위기가 맘에 들어 나오다가 주인 남자더러 한 장 같이 찍자고 했더니 장난스런 포즈를 취해 한바탕 웃었다.

 

야간 공연과 불꽃놀이를 보러 발레타로 향했다.

초저녁인데도 두툼하게 차려입은 발레타 시민들이 어린이들까지 동반해서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Hot wine 한 잔으로 몸을 녹이며 왕궁 앞 광장에서 공연시작을 기다렸다.

오후 8시 30분-Rock Band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애어른 할것없이 몸을 흔들머 음악을 즐긴다.

난 그쪽에 취미가 없는 데다 날씨도 싸늘하고 막차도 10시까지라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어느 자리에 있으나 가고 오는 해의 의미는 내 안에 있는 것이지 하며~~

16334보 걸었다.


 <Kalkara>를 향하여

 

 聖 요한 기사단(몰타 기사단)의 깃발


                                                                           굳게 닫힌 <리넬라 요새>

   <Ricasoli Fort>

 

 

 

 

 

 나의 친구들~

 

 석양에 물드는 몰타의 배들


   <Riche>카페 주인의 짖궂은 미소

 발레타 시민들이 모두 거리로 나온 듯~

그러나  한산한 뒷골목

 

 HAPPY NEW YEA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