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무섭다.
첨엔 멋 모르고 아무 방책없이 쏘다녔는데 햇볕에 노출된 부위가 가렵기 시작하더니 부풀어 오르고 불긋불긋
반점이 생긴다.
아, 내가 햇빛 알러지가 있다는 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네~~
지금 뉴질랜드는 여름 아닌가?
그리고 이곳은 오존층이 얇아 자외선이 무방비상태로 내리 쪼인다지 않는가?
自覺한 뒤 팔과 발목에 썬크림을 두텁게 바르고 돌아와서는 알로에크림으로 열이 난 피부를 식혀 준다.
어떤 상황에서나 100%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오전의 <폴리네시안 스파>는 한가로웠다.
허기사 한여름 대낮에 야외온천을 찾는 이들이 많을 리가 없다.
선선한 오후 시간이면 몰라도~
SPA의 형태가 다양했는데 우리는 <Lake Spa>를 선택했다. 가격이 좀 높긴 했지만 문자 그대로 바로 로토루아 호수 곁에 있어서 몇 시간 기분좋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Lake Spa>는 5개의 풀이 있는데 수온이 약간씩 다르다.
38도에서 42도~~
野外라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지만 Pool마다 나무 그늘이 있어 들어가 앉았으면 더할 나위 없는 淸凉感을 느낀다.
어디 가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마오리조각상
영원히 기억하리, 뉴질랜드와 영국의 인연을~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도착
세계 10위 안에 드는 유명 스파
몸을 담그고 눈을 감고 앉아 있노라니 들리는 소리라곤 로토루아호수의 갈매기들의 울음소리--호숫가의 갈매기들이 일시에 날아오르는 걸 보니 수천 수만 마리 가량 됨직하다.
그리고 풀벌레소리에 가까운 맥아리 없는 매미소리--어릴 적 시골 길 미루나무 꼭대기에서 목청껏 울어대던 말매미 소리가 그립다.
이따금 요란한 소리를 내며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관광용 경비행기 소리~~
살아오는 동안 별로 가져본 적이 없는 '심심한 시간'에 나를 맡긴다.
보길도와 고창에서 자유여행 떠나온 한국청년들도 만났다.
그늘이 있어서 좋은 풀
로토루와 호수와 갈매기 무리들과 함께하는 최고의 풀
관절에 특히 좋다는 <Priest spring>은 전망도 제일 좋다.
로토루아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오고 바로 앞 모래 사장엔 갈매기들이 군락을 이루고 그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로 눈앞에 두 마리 갈매기가 서서 한놈이 줄기차게 다른 놈한테 악을 쓴다.
가만히 보니 새끼가 에미한테 밥 달라고 조르는 중이다.
묵묵히 딴청만 부리던 에미가 마침내 ' 자식 이기는 에미 없다'고 먹이를 구하러 호수 위로 날아가 버린다.
생존의 본능이 사람이나 새나 다를 게 뭐 있을까?
그런데 그 에미가 왜 그리 안돼 보이지?
밥그릇이 어쩌다 비면 줄기차게 따라다니며 야옹거리던 우리집 나비 생각이 난다.
오늘도 굶지 않고 잘 지내나?
대니는 Wi--Fi가 되서 무척 만족스러워하며 온돌소파를 떠날 줄 모른다.
11463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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