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가 이 아침에도 장맛비처럼 쏟아지며 여행자의 발목을 잡는다.
<로토루아>의 기억은 비와 함께 떠오르리라.
무릎을 다스리니 이제는 발목이 시큰거리고 발바닥에 자꾸 물집이 생긴다.
몰타에서 삼 개월 신다가 버리고 온 신발이 생각난다.
그땐 아무일 없었는데~~
이 운동화가 문제야, 문제!
그럴까?
몸뚱이도 생각이 있다면 이건 발목과 발바닥의 반란이다.
70평생 써 먹으면서 발이 못생겼다고, 그래서 그 예쁜 샌들 한 번 못 신어봤다고 투덜대기나 했지, 언제 발바닥 유심히
들여다보며 자네 덕분에 내가 설 수 있고 가고 싶은 데 다 다니네~ 하고 감사의 말 한 번 걸어 본 적 있는가?
발목도 그렇지, 다리가 워낙 가늘다 보니 한뼘 조금 더 되는 발목으로 과체중의 몸을 바치고 묵묵히 걸어왔는데 거기에
예쁜 발찌는 못걸어 줄망정, 온종일 남보다 두 배나 부려먹다가 양말 벗을 때나 흘낏 한번 쳐다봐 주니 말하는 입이 있으면 원망깨나 했겠다.
어차피 오늘은 멀리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구글 맵 신봉자께서 지척에 수영장 겸 스파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걸 알아냈다.
<Aquatic Centre>
숙소 담 너머로 보이는 회색지붕 건물이 바로 그곳이다.
시니어 입장료 4불.
공익시설인가 보다.
우리동네 <88올림픽 체육관>처럼~
수영장과 스파가 한 공간에 있는데 벽에는 <Rotorua Lake Swim School>이라 적혀있고 유아에서 초등학생 연령의 아이들이 부모를 동반해서 수영을 배우느라 재잘거리고 있었다.
그 한쪽에 두 개의 작은 스파가 있고 바깥 공원쪽에도 세 군데 더 있었다.
가격이나 주변 풍광이 <Lake Spa>에는 비할 바 아니지만 이곳도 나름 즐기기엔 손색이 없다.
나를 움직이는 건 정신이 아니라 육체임을 오늘 새삼 실감한다.
<Aquatic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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