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뉴질랜드 유랑기

뉴질랜드유랑기 (37일) Diamond Harbour

맑은 바람 2017. 3. 13. 01:42

커텐을 여니 예보대로 땅을 촉촉히 적시는 실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챙기고 대니가 먼저 나선다.

 

-"Follow me!"

나도 점심거리를 이미 챙겨놓고 나설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바로 일어선다.

어떤 땐 아무 생각 없이 패키지 여행자처럼 따라다니는 게 속 편할 때가 있다.

가이드 하나가 여행자 한 명 데리고 '구글신'이 이끄는 대로 가니 그도 초행이라 좀 긴장되기는 하나 속 편하긴

마찬가지일 거다.

 

오늘 목적지는 <Diamond Harbour>

107번 버스를 타고 나가서 ' 리틀턴 항구'행 28번 버스를 탄다.

외곽지대를 달려 앞을 가로막고 있는 큰산 아래 긴 터널을 빠져나가니 출렁거리는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리틀턴 항구의 첫인상은 부자나라의 이미지~~

미지의 나라로의 출항을 기다리는 목재들이 켜켜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배는 한 시간에 한 대씩, 10분 거리의 <Diamond Harbour>에 손님을 실어 나른다.

 리틀턴 항구: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동쪽 13km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의 震央地

 산동네 주택들이 옹기종기-적당한 거리두기로 간섭받지 않고 외롭도 않고~

 

8분만에 다이아몬드하버에 도착

왜 다이아몬드 항만일까?

선착장에서 바라보니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Mt. Herbert) 아래 요트 수십 척이 매끄러운 수면 위에 그림처럼 떠 있었다.

우리는 왕복 3km, 50분이 소요되는 <Bay view Road>를 선택했다.

 

 

 

숲 사이로 바다가 들락날락하는 길을 따라 오르니 언덕 위에 자그마한 찻집이 하나 있다.

<Dark Star>

케잌과 핫초코를 주문했다. 케잌 장식이 가히 예술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밖을 바라보며 여유를 누렸다. 카페에서 바라보이는 공터에 꽃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수제맥주가 좋아요

 

 눈과 입이 즐거운 케익과 커피

 


<Godly House>

이민 초창기(1880)에 Harvey Hawkins라는 사업가가 다이아몬드 항만이 제일 잘 바라보이는 곳에 이 집을 짓고

증기선을 타고 통근을 했다.  사람들을 배에 가득 실어와 사치스런 파티를 벌이곤 15년만에 파산한다.

그뒤 마가렛이란 이름난 화가가 이 집에 7년을 살면서 그림으로써 이 집을 불멸의 집으로 만든다.

이 집은 97년간 ' 게스트하우스'로서 명맥을 이어가다가 지난 2011년 지진의 큰 피해를 입어 마침내 철거되고 만다.

크라이스트처치 역사의 한 단면이다. 

 

페리 시간에 맞춰 숲속 길로 해서 해안을 따라 걷는데, 우람하고 키 큰 나무들이 여기저기 넘어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길을 막고 있던 나무들만 톱으로 켜서 길을 냈다. 

 왕복 3km, 50분이 소요되는 <Bay view Road>

 지진 때 넘어진 나무


잠잠하던 비가 다시 내리는 숲속에서 타잔처럼 날다시피 뛰어가는 미국청년 몬티를 만났다.

길이 끊어진 듯 보여 물어봤더니 자기도 초행이라며 아마 선착장 가는 길 맞을 거란다.

 

선착장에서 다시 몬티를 만났다. 우리 셋뿐이었다.

이럴 땐 누군가 입을 열어 사교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여행자들이니까 자연 여행얘기가 화제다.

한참 버벅거리다 보면 슬그머니 일어나고 싶어진다.


그때 마침 거구의 여성이 고무보트를 타고 물로 들어간다. 챤스다! 얼른 일어나 가서 사진을 찍는다.

서양여성의 힘을 보는 순간이다!

 13022보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