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옥아~
봄에 한번 가마고 약속해 놓고 가을 문턱에 이르러서야 찾아보게 되었구나.
두원씨가 기꺼이 운전대를 잡아주어 송자, 정숙이 금진이랑 편하게 다녀왔다.
친구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고 멋도 부릴 줄 아는 너는 늘 동창모임에 빠지지 않고 잘 다녔잖니?
어느 땐가 야유회 가는 버스에서 가래떡과 김을 나누어 주면서 목마르니까 떡을 김에 싸서 먹으라고 일러주었지.
그 고소한 ‘김떡’이 얼마나 맛있던지~~
2005년 12월 28일 역삼동 스타빌딩 시회회 행사를 마치고
(순옥이, 경순이도 모두 건강했는데~)
2006년 6월 17일 양평 오데뜨 시화회
(깡구도 멀쩡했는데~)
2007년 7월 몽고에서
몽고 흡수굴을 배경으로~
2007년 11월 3일 부안 신석정 생가를 찾아서
2009년 9월 2일 혜화동 글벗회
네가 큰병이 난 후로 동창회에서 자주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음식도 잘 조절해가며 가끔 외출도 하고 해서
점점 좋아지는가 했었다.
그런데~~
‘생사(生死) 길이
예 있으매 두려워,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갔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떨어지는 잎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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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곡길 <유토피아 추모관>
권사님의 가슴에 닿는 기도로 울컥했다.
아담한 순옥이 소나무
인생 100세 시대라는데 네 나머지 30년은 어디 두고 떠났니?
누군가 네가 못 다 산 날들을 이어받아 값진 삶을 살아 주기를 소망한다.
잘 있게, 다시 만날 때까지~~